한국인 세 번째 '호수의 여인' 탄생할까

최종수정 2013-04-04 09:23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연못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유선영. 스포츠조선DB

한국인 세 번째 '호수의 여인'이 2013년에 탄생할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5일(한국시각)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열린다.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시즌 첫 메이저대회라는 것 이외에도 우승자가 18번홀 옆 연못(포피 폰드)에 뛰어드는 독특한 세리머니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우승자에게는 1년 내내 '호수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니게 된다. 그러나 LPGA 챔피언십(3회), US여자오픈(6회), 브리티시여자오픈(4회) 등 다른 메이저대회들과 달리 미션 힐스의 포피 폰드는 한국인에게 유독 인색했다. 1972년 창설돼 1983년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적은 딱 두차례 뿐이다. 2004년 박지은(34·은퇴)과 2012년 유선영(27·정관장)만이 호수의 여인이 됐다. 2013년, 수 많은 태극 낭자들이 새로운 호수의 여인이 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세리 '커리어 그랜드슬램'

한국 선수들의 '맏언니' 박세리(36·KDB금융)가 가장 애가 탄다.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25승을 거둔 박세리지만 이 대회에서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 역시 이 대회에서 발목을 잡혀 아직 이루지 못했다. 박세리가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에 욕심을 낸지는 오래됐다. 우승을 위해 2005년 미션 힐스 골프장 인근에 집을 구입해 훈련할 정도였다. 지난 겨울동안 스윙을 교정하면서 자신감도 커졌다.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20대 어린 선수 못지 않은 장타를 자랑한다. 2년 연속 대회 톱10에 진입해 운만 따라준다면 우승도 노려볼만 하다. 지난 3월 방한했던 박세리는 "15년간 이 대회 우승을 기다려왔다. 나비스코 우승을 목표로 모든 컨디션을 맞춰왔다. 은퇴 전까지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 올해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욕심이 난다"면서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신지애 '올해의 선수'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적이 없다. 올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했다. 올해의 선수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에 잠시 들린 신지애(25·미래에셋)의 출사표였다. 올시즌 개막전에서 첫 승을 신고해 발걸음이 가볍다. 그러나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기 위해서는 포인트 관리가 필요하다. 메이저대회는 일반 대회보다 두 배의 포인트가 주어지는만큼 신지애는 "메이저대회에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으로 메이저대회의 첫 문을 연다. 애틀란타에 집이 있는 신지애는 지난해 팜 스프링스에 훈련용 집을 하나 더 장만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 대회장 주변이다. 겨우내 이 곳에서 훈련을 해 익숙하다. 그는 "첫 메이저대회가 집 근처에서 열린다. 물을 워낙 무서워하지만 우승한 뒤 연못에 꼭 다이빙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인경
김인경 '30cm 퍼트 악몽'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 통산 3승을 기록한 김인경(25·하나금융)은 지난해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앞에 뒀다. 나비스코 챔피언십이었다. 마지막날 18번홀(파5)에서 30㎝짜리 챔피언 퍼팅을 남겨뒀다. 공을 홀에 넣어 파를 하면 우승. 하지만 볼은 홀을 돌아 나왔다. 보기를 기록한 김인경은 유선영과 연장전을 치렀고, 결국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이 장면을 두고 지난해 미국 골프채널은 골프계 10대 뉴스중 6위에 선정했다. 보는 이도 놀라울 정도였는데 본인이 느낀 충격은 그 이상이었다. 퍼팅 악몽은 이어졌다. 이 대회를 2주 앞두고 열린 KIA클래식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퍼트가 번번이 홀을 외면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인경은 대회를 앞둔 3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퍼팅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지금 컨디션이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세리 키즈

'세리 키즈'들도 우승 사냥에 나선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오른 최나연(26·SK텔레콤)이 2년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상금왕을 차지한 박인비(25)도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이어 시즌 2승을 위해 샷감을 조절했다. '디펜딩 챔피언' 유선영이 2연패, 올해 우승이 없는 유소연(23·하나금융)은 시즌 첫 승을 노리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멤버로는 김하늘(25·KT)과 허윤경(23·현대스위스)가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다.

뉴질랜드 교포인 아마추어 리디아 고(15·한국명 고보경)도 프로 선배들과 샷대결을 펼친다. 우승하는 프로대회마다 최연소 우승 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그는 지난 2월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 유럽여자투어(LET) 최연소 우승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스폰서 초청 자격으로 출전하는 이번대회에서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에 도전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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