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강추위는 겨우내 우리 몸을 덜덜 떨게 만드는 주범이지만, 날씨와 관계없이 평소에도 목소리가 덜덜 떨리는 사람들이 있다. 중요한 업무 미팅 자리나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는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이는 극도의 긴장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평소 조금만 흥분해도 목소리가 떨려 '우느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라면 목소리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음성치료 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만큼 목소리 떨림 증상이 심하다면 연축성 발성장애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뇌기저부에 위치한 후두감각 신경반사의 중추가 되는 신경 핵부위의 억제성 신경 이상으로 후두신경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즉 발성기관을 형성하는 후두 근육들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근육 수축이 일어나 성대의 진동이 불규칙해져 음성이나 발성에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강한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와 신경 전달과정에서 과도한 신호를 후두에 보내 발성에 관련된 후두근육 중 일부가 잘못된 움직임을 갖게 된다는 신경학적인 원인이 동시에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환자의 80%가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증상은 말을 할 때나 노래를 할 때 목소리가 끊어지고 떨려 연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어렵고, 특정발음이 어려워진다. 특히 업무 미팅이나 프리젠테이션 등의 불안하고 긴장된 상태가 아닌데도 목소리가 끊기고 떨리는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소리 떨림을 단순한 긴장 탓으로만 생각할 뿐 병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평소에는 불편이 없지만 심리적인 긴장 상태에서 목소리가 떨리면서 우는 소리가 난다면 연축성발성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일상생활에서조차 특정 단어나 발음이 잘 되지 않고, 떨리거나 끊기며 음성이 거칠어 진다면 연축성발성질환이 이미 심한 상태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극심한 경우에는 짧은 단어도 말하는 것이 어려워 아예 말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으므로 목소리 떨림 증상을 병으로 인식하고,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연축성 발성장애의 치료는 음성치료, 약물치료, 보톡스 치료를 통해 개선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는 성대근육에만 선택적으로 주사할 수 있는 보톡스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보톡스 치료는 간단한 것 같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치료인 만큼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음성치료를 동시에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목소리 관리를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최소화하고, 무리한 성대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목소리 떨림 등의 이상이 느껴질 땐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