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은 만일의 사태를 위한 안전장치다.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 물품 피해 등 큰 손해로 인한 어려움을 면키 위한 것이다.
김씨는 이후 제법 큰 사고가 나 병원에 입원하고 차량은 전손처리(수리비가 차량가보다 많이 나와 차량가액의 보험료를 받고 차량을 처분하는 것) 됐다. 하지만 5793만원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던 김씨에게 동부화재 사고처리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를 따져 1750만원만 주겠다고 했다. 보험약관에 의거 보험가입금액(실제가입한 차량가 기준)이 보험가액(보험개발원이나 보험사 등이 책정한 차량기준가)보다 많을 경우 보험가액을 토대로 보상한다는 주장이었다.
문제의 발단은 외제 중고차의 보험개발원 차량기준가액(보험료 산출 기준)과 실제 중고차량 가격의 큰 차이 때문이다. 외제차의 경우 2007년 이후 보험개발원에서 기준가액을 책정하고 있지만 보험사 참고자료일 뿐 강제기준이 아니다. 외제차의 경우 연식이 지날수록 시중 매매 차량가격이 차량기준가액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다. 수리비 등 유지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사들은 대부분 국산차의 경우 보험개발원 차량기준가액을 활용하지만 외제차는 2007년 이후 차량이라고 해도 여전히 자체 기준을 두고 있다. 같은 외제차량이어도 자차가격 책정은 보험사마다 크게 다르다.
실제 많은 중고차 오너들은 알게 모르게 과대 납부를 하고 있다. 많은 보험사들이 비교적 연식이 오래된 중고 외제차의 경우 수리비가 많다는 이유로 자차 책정을 높게 하고 있다. 그만큼 보험사 수익은 커진다.
기자가 A보험사에 문의한 결과 2004년식 벤츠S500은 자차책정만 4700만원이었다. 실제 중고차 판매 시세는 차량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1000만~2000만원 수준이었다. 전손 처리를 할 만큼 큰 사고가 나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차량을 폐차시켜야할 만큼 사고가 커진다면 시장가격을 들어 보험료로 납부한 만큼 보상을 못받을 수 있다. 불완전한 보험약관이 바뀌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충분한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처음 보험가입을 할때 자차 책정이 잘못됐다. 업무 착오다. 과오납된 부분에 대해선 돌려드리겠다고 통보했다. 약관에도 보험가입금액이 보험가액보다 클 경우 보험가액에 맞출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차량보상은 2000만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민원인의 경우 보험가입 뒤 보름만에 큰 사고가 난 케이스"라고 말했다.
외제차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고 중고 외제차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외제차 수리비와 보험료 현실화 논의도 많다.
이에 앞서 헝클어진 외제 중고차 시장의 왜곡현상을 너무나 잘 이용해 뱃속을 채우는 보험사들의 잘못된 행태는 고쳐져야 한다. 큰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위에 언급된 문제들은 수면 아래에 묻힌다. 일단 보험료를 올려받고 문제가 생기면 충분한 보상은 외면하고. 모르면 더 당하는 현실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