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결제 영수증을 무심코 버렸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알면 홈쇼핑, 보험사 등 카드사와 특약을 맺은 업체에서 전화주문 결제가 가능하다.
마스킹 번호 개수도 4∼8개로 제각각이었다. 4개가 444장으로 가장 많았고 8개 340장, 6개 213장 등의 순이다. 나머지 3장은 16자리 카드 번호가 모두 노출됐다.
무심결에 영수증을 온전한 형태로 버린다거나 여러 장의 영수증을 보관한 상태에서 지갑이나 보관함을 잃어버릴 경우 카드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전문범죄 집단의 손에 금융정보가 들어갈 경우 손쉽게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카드 영수증의 개인정보 관리가 이처럼 허술한 것은 여신금융협회가 지난 2008년부터 카드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카드 단말기업체들에 마스킹 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단말기를 만들도록 권고했지만 강제성도 없고 가이드라인도 없어 업체마다 마스킹 위치와 정보 노출 범위를 제각각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는 당초 카드 번호 16자리 중 '서드 레인지(third range)'라고 불리는 9~12번째 번호를 별(*) 표시로 가리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카드 영수증 1000장 중 서드 레인지를 마스킹한 영수증은 고작 304장이었고 나머지는 위치가 모두 달랐다.
결국 제대로 된 가이드나 규정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면서 당초 의도한 개인정보 보호효과를 거의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 강제성이 없어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모두를 가리지 않더라도 제재할 방법도 없다.
지난 8월말 기준 국내 발급된 신용카드 수는 총 1억1179만 장이고 가맹점은 250만개에 달하고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소비자 스스로가 영수증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당국의 무관심으로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의 보안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며 "당국이 카드번호의 블라인드 위치를 통일하고 유효기간을 가릴 수 있도록 시급히 강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도 카드 영수증을 함부로 버릴 경우 금융정보가 그대로 노출돼 2,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안전하게 폐기해야하며 특히 여러 장을 모아 한꺼번에 폐기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