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 13% 가량을 재매각한다.
블록딜 대상 물량이 전량 소진되지 않을 경우 주간사인 시티글로벌마켓증권에서 잔여 물량을 인수한다.
우선 현대차는 공정거래법 및 시행령 개정 취지에 적극 부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상장계열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정의선 부회장도 지난달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경영권 승계보다는 지배구조 쪽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는 정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은 결국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로 돼 있다.
현재 정 부회장은 이런 순환출자 고리의 주요 3개 계열사 중 기아차 지분만 1.74%를 갖고 있다. 결국 정 부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려면 순환 고리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경영권에 위협받지 않을 만큼 확보해야 한다.
한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매각을 지난달 초에도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