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코리아컵 출전 국산마 명단 확정

기사입력 2016-09-01 23:02


지난 코리안더비에서 우승한 파워블레이드.

한국마사회(이하 마사회)는 지난 26일, '출전마 선정위원회'를 갖고 '제1회 코리아컵(11일·총상금 17억원)'에 출전할 한국 대표 경주마를 선정했다. 그 결과, 한국 최초의 통합 삼관마 '파워블레이드'를 비롯해 총 16두의 명마가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마사회는 지난 8월 12일, '코리아컵·코리아 스프린트 선정위원회'를 갖고 외국 출전마를 선정했다. 그 결과 홍콩 샤틴 경마장의 장거리 왕자 'GUN PIT'를 비롯해 일본 최고의 목장 '노던팜'의 'CHRYSOLITE', 지난해 한국의 싱가포르 첫 원정 경주에서 쓴 아픔을 안긴 'SUPER WINNER'에 이르기까지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경주마들이 대거 출전을 확정됐다.

출전마들의 수준이 이러하다보니, 자연스레 마사회는 한국 대표마 선정에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마사회 관계자는 "국제 레이팅을 비롯해 대상경주 성적, 최근 경주 입상률 등 모든 부분을 고려했다"고 했다.

'어지간한 경주마는 신청조차 못했다'고 말할 만큼, 치열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파워블레이드'를 비롯한 한국 대표마 16두가 선정됐다. 1200m 코리아 스프린트에는 한국 최고기록 보유자 '최강실러'와 '빛의정상', '페르디도포머로이', '감동의바다', '오뚝오뚝이', '슈프림매직', '마천볼트', '갑오명운'이 출전권을 얻게 됐다. 그리고 1800m 코리아컵에는 '파워블레이드'와 '원더볼트', '다이나믹질주', '미래영웅', '벌마의꿈', '트리플나인', '금포스카이', '다이나믹대시'가 출전의 영예를 손에 쥐었다.

출전마가 확정된 뒤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건 역시 현대판 백락(伯樂) 김영관 조교사였다. 무려 4두(감동의바다, 오뚝오뚝이, 파워블레이드, 트리플나인)나 출전을 확정지었다. 이중에서도 파워블레이드는 올해 KRA컵 마일(GⅡ·1600m), 코리안 더비(GⅡ·1800m)에 이어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Ⅱ·20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최초로 통합 삼관마의 자리에 오른 3세마다. 총 9번 출전해 우승 7회, 준우승 2회를 기록했다. 3세마임에도 지금껏 벌어들인 상금이 14억원에 달한다. 출전했던 9개의 경주중 일반경주는 한 번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대상경주 또는 특별경주였다. 명실공이 한국 최강 3세마다.

하지만 김 조교사는 선뜻 자신감을 비치진 못했다. 김 조교사는 "홍콩과 일본에서 온 손님들을 접대해야 될 판이다(웃음)"라며 "해외 출전마들이 대부분 PARTⅠ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고의 경주마들이라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그래도 출전한 이상 우승을 노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질 때 지더라도 신나게 달려봐야지"라고 각오를 밝혔다. 또한 "이렇게 큰 경주가 열린다는 것, 그리고 이 같은 무대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고 기쁨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서울 최고의 조교사 중 한명으로 '빛의정상'의 출전을 통보받은 서인석 조교사의 심정도 김영관 조교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빛의정상'은 서울 최강 5세 암말로 올해 출전한 모든 경주에서 순위상금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월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뚝섬배(GⅡ·1400m)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서 조교사는 "외국 경주마들의 실력이 상당한 만큼 준비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며 "우승후보가 매번 승리하는 건 아니지 않나"고 웃었다. 그는 "암말이라 2kg 감량을 받게 되는 부분까지 감안해서 훈련 중이다"라며 "지금 말의 건강 상태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물론, 여러모로 입상 가능성이 낮은 건 사실이다. 그 역시 "냉정하게 분석하면 우리나라 말들이 선전하기엔 상당히 힘든 무대가 될 것"이라며 "우승한다는 생각으로 하기보단, 우리나라 말들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순간이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출전마 명단만 놓고 보면 국내 최고의 무대 그랑프리(GⅠ· 총상금 7억원)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경마팬을 비롯한 국내 경마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 대표 경주마들의 위대한 도전! 그 결과가 오는 1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공개된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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