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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닥터] 부부관계 후 '정서적 교감의 시간' 필요한 이유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17-02-15 12:16



성행위의 3가지 기능은 쾌락·건강·번식인데, 도교의 영향을 받은 '방사양생학(房事養生學)'은 성행위의 근원을 정(精)에 있다고 인식했으며, 기(氣)를 소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성행위를 통해 건강은 물론이고 득도하여 신선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위로는 황제에서 아래로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방중술을 수련하고 실전에 활용했는데,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도 유용한 점이 많다.

첫째가 행위시 파트너의 음정(陰精)을 취해 자신을 보완하는 것이다. 즉, 몸에서 배출되는 물질(음액과 정액)을 취하는 것이다. 둘째는 서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를 서로 나누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녀가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호흡하며 감응을 주고받아야 한다. 따라서 남성의 일방적인 배설적 성행위나 애정 없는 관계는 오히려 건강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셋째는 전희에서 후희에 이르기까지 쾌감을 몸의 각 부위에 전달해 자극을 주는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며 충분히 오르가슴을 느끼고, 후희를 통해 그 여운까지 함께 하면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질과 기운을 서로 취한다면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신선이 될 수 있다는 성교법인데, 후희(後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성적 취향을 즐기는 현대인들도 간과하는 것이 후희 단계이다. 조사에 의하면 여성의 94%는 관계 후 남성의 품에 안겨 있을 때 가장 안락한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성행위가 끝난 후에 나누는 10분 남짓의 후희는 부부간의 사랑을 더욱 깊게 해 준다. 성행위 과정에서 느낀 미진함도 달콤한 끝마무리를 통해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격렬한 성행위를 마치면 고조되었던 심혈관과 자율신경계의 항진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된다. 따라서 말초적인 자극이 중심이던 성행위 과정과 달리 후희 때는 정서적 교감의 비중이 높아진다.

성적 흥분이 서서히 해소되며 남녀 모두 옥시토신의 혈중농도가 평소보다 훨씬 높아지는데, 옥시토신은 '친밀감 호르몬' 또는 '애착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성행위 후에 남성에게 애착을 느끼고 잠시라도 안기고 싶어 한다. 따라서 이를 외면하고 성행위 후에 자리를 뜨면 여성의 성적 만족도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빈번하게 부부관계를 나누지만 어딘지 허전하고, 부부금실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후희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후희는 파트너의 흥분을 최대한 자극해야 하는 전희와 다르게 가볍게 안아주거나, 머릿결과 몸을 쓰다듬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여성은 심리적으로 사랑하는 남성과 성관계를 갖고 나면, 한 번 더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따라서 후희는 여성의 이런 욕망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왜냐하면 남성은 사정 후 일정시간이 경과해야 다시 발기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희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부관계의 에로틱한 마무리라고 할 수 있으며, 정서적 교감을 극대화시켜주는 부드러운 터치라고 할 수 있다.
김재영(퍼스트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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