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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행위의 3가지 기능은 쾌락·건강·번식인데, 도교의 영향을 받은 '방사양생학(房事養生學)'은 성행위의 근원을 정(精)에 있다고 인식했으며, 기(氣)를 소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성행위를 통해 건강은 물론이고 득도하여 신선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위로는 황제에서 아래로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방중술을 수련하고 실전에 활용했는데,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도 유용한 점이 많다.
다양한 성적 취향을 즐기는 현대인들도 간과하는 것이 후희 단계이다. 조사에 의하면 여성의 94%는 관계 후 남성의 품에 안겨 있을 때 가장 안락한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성행위가 끝난 후에 나누는 10분 남짓의 후희는 부부간의 사랑을 더욱 깊게 해 준다. 성행위 과정에서 느낀 미진함도 달콤한 끝마무리를 통해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격렬한 성행위를 마치면 고조되었던 심혈관과 자율신경계의 항진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된다. 따라서 말초적인 자극이 중심이던 성행위 과정과 달리 후희 때는 정서적 교감의 비중이 높아진다.
성적 흥분이 서서히 해소되며 남녀 모두 옥시토신의 혈중농도가 평소보다 훨씬 높아지는데, 옥시토신은 '친밀감 호르몬' 또는 '애착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성행위 후에 남성에게 애착을 느끼고 잠시라도 안기고 싶어 한다. 따라서 이를 외면하고 성행위 후에 자리를 뜨면 여성의 성적 만족도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빈번하게 부부관계를 나누지만 어딘지 허전하고, 부부금실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후희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김재영(퍼스트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