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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양지윤 기자] 악마도 입는다는 브랜드 프라다는 지난 해 매출이 전년 대비 8% 줄고 순이익은 27%나 급감했다. 짝퉁 검은색 백팩마저 불티나게 팔렸던 프라다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 프라다는 5년만에 닥친 최악의 경영실적에 신음하다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온라인 사업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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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은 명품의 온라인 판매를 늘리는 주 원인 중 하나다. 소비자는 싼 값에 명품을 손에 넣고, 기업에서는 골치 아픈 재고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온라인 명품샵 아이딜리는 재고 명품을 파격 할인하는 서비스로 2011년 400배나 성장한 기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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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이런 소위 '노다지밭'을 그저 구경만 할 수는 없다. 그들도 직접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해 소비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는 올해 6월, 온라인 쇼핑몰 '24세브르닷컴'을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LVMH 품 안에 있는 루이비통, 펜디, 디올, 로에베 등 자체 브랜드를 집에서 편하게 누워 스마트폰으로 둘러볼 수 있고, 사이트 전체로 따지면 총 150여개가 넘는 명품 브랜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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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는 온라인 투자로 재미를 본 대표적인 브랜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온라인 분야 확대를 선언하고 디지털 버버리를 만들기 위해 아낌 없이 투자한 결과 온라인 매출이 4배 증가하는 등, 과거 고리타분한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가장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브랜드가 됐다.
실제로 최근 등장하는 여러 통계에 따르면, 유명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온라인 쇼핑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조스가 빌게이츠를 제치고 미국 최고의 부호로 떠오른 것만 봐도 온라인 쇼핑 시장이 얼마나 급속도로 성장하는 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명품이 싼값에 많이 풀리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만은 아니다. 명품의 가치는 '희소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때문에 명품 브랜드들은 온라인을 단순히 판매확대보다는 브랜드의 부가가치를 경험하는 소통 창구로서 활용하고 있다. 베이커리테일링센터에 따르면 명품 실제 구매는 전체 10%도 안 되지만 구매 결정의 절반 이상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품을 살펴본 뒤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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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알리바바 등 온라인 유통시장의 빠른 성장 덕분에 우리는 더 쉽고 간편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 중에서도 패션은 많은 온라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영역 중 하나로 성장했다. 과거를 잊고, 자존심을 버리고, 발빠르게 새시대로 진입한 브랜드는 크게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브랜드는 머지 않아 명품이라는 단어를 붙이기 민망한 수준이 될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고집한 프라다의 현 상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변화는 명품이라고 예외 없다. 콧대만 높이며 '이렇게 귀한 물건을 그렇게 누추한 곳에서 어떻게 파는가'라는 생각을 가지는 순간, 그 브랜드의 매출은 점점 줄어든다. 결국 명품 브랜드도 매출이 나와야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을 따를 수 밖에 없다.
yangjiy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