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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野談(12) 대학병원 교수가 병원장 차 타고 다니는 이유

이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7-09-28 13:47



대학병원도 '동네 병원'이다. 환자 다수가 근처에서 온다. 유명한 대형 병원이라고 해서 환자가 전국 각지에서 고르게 오지 않는다.

세칭 '빅5 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대병원은 서울 동북부, 세브란스병원은 서울 서북부와 경기도 인접 지역에서 오는 환자가 가장 많다. 삼성서울병원(강남구), 서울성모병원(서초구), 서울아산병원(송파구)은 강남 3구를 하나씩 차지하고 있는데, 강남 3구는 붙어 있으니 환자가 뒤섞일 듯도 하지만 각각 소재한 구의 환자가 제일 많다.

대학병원마다 지역 편향을 극복하고 '전국구 환자'를 유치하려고 머리를 싸맨다. 여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스타 의사 만들기이다. 병원업은 연예산업과 비슷해서, 스타 의사가 매출을 좌우한다. 그래서 대학병원마다 스타 교수 키우기에 지극정성이다. 모 대학병원은 교수가 방송국에 출연하러 가면 원장 관용차에 기사를 붙여서 내 준다.

대형 병원은 특히 암과 심장질환에 공을 들인다. 몸이 아픈 데도 굳이 가까운 병원을 두고 멀리 가는 경우는 대부분 이름난 명의를 찾아가는 중증 질환자이다. "암과 심장 수술을 잘 한다"고 소문나면 타 지역 환자가 확실히 증가한다. 낙수 효과도 분명해서, 어느 병원이 암·심장수술로 이름나면 관계없는 다른 질병 환자도 함께 늘어난다.

규모 싸움도 치열하다. 병원의 외형과 시설이 훌륭하면 환자는 진료 전부터 이미 신뢰감을 느끼고 그 병원에 더욱 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의료경영학에서 학문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빅5 중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몇년 전 대형 암병원을 독립 건물로 짓고 나서 지방 환자 수가 더 늘었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각각 올림픽대로와 고속터미널 근처에 병원건물이 딱 붙어 있는 덕을 크게 본다고 두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들과 달리 외형 경쟁이 쉽지 않다. 바로 옆 창경궁 때문에 문화재 주변 고도제한을 받아 고층 건물 신축이 불가능한 탓이다.
이동혁 기자 d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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