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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도 '동네 병원'이다. 환자 다수가 근처에서 온다. 유명한 대형 병원이라고 해서 환자가 전국 각지에서 고르게 오지 않는다.
대형 병원은 특히 암과 심장질환에 공을 들인다. 몸이 아픈 데도 굳이 가까운 병원을 두고 멀리 가는 경우는 대부분 이름난 명의를 찾아가는 중증 질환자이다. "암과 심장 수술을 잘 한다"고 소문나면 타 지역 환자가 확실히 증가한다. 낙수 효과도 분명해서, 어느 병원이 암·심장수술로 이름나면 관계없는 다른 질병 환자도 함께 늘어난다.
규모 싸움도 치열하다. 병원의 외형과 시설이 훌륭하면 환자는 진료 전부터 이미 신뢰감을 느끼고 그 병원에 더욱 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의료경영학에서 학문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빅5 중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몇년 전 대형 암병원을 독립 건물로 짓고 나서 지방 환자 수가 더 늘었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각각 올림픽대로와 고속터미널 근처에 병원건물이 딱 붙어 있는 덕을 크게 본다고 두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들과 달리 외형 경쟁이 쉽지 않다. 바로 옆 창경궁 때문에 문화재 주변 고도제한을 받아 고층 건물 신축이 불가능한 탓이다.
이동혁 기자 d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