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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닥터]아침식사로 기억력+집중력 올리고 '노화' 막자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5-10 13:32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평민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아침식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따르면, 세 끼니 중 아침 결식률이 22.6%에 달한다. 결식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청장년층(19~29세)으로 40.1%, 다음으로 청소년기(12~18세) 33.1%, 중장년층(30~49세) 27.7%였다.

농업이 주를 이루던 과거와 달리 움직임이 적어 상대적으로 필요한 열량도 적고 시간에 쫓겨 사는 현대인에게 아침 식사가 꼭 필요할까.

우선, 사람은 장기가 필요로 하는 열량과 영양소를 음식을 통해 섭취하고, 이를 저장한 후 끌어내 쓰며 생존한다. 즉, 먹어야 장기가 편안하게 기능한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아도 근육양도 충분하고, 소화흡수 기능과 몸속 저장분을 꺼내어 쓰는 능력에 문제가 없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오히려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이 더 편안하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점심 직전 혈당이 장기에 잘 공급되지 않거나, 혈액순환 속도가 느려지면서 마치 오일이 없어 삐거덕거리는 차처럼 장기 노화를 일으키게 된다.

둘째, 우리 몸은 식사량과 식사 종류, 활동량에 따라 근육과 지방량이 변화한다. 나이 들면 호르몬 등의 변화로 자연히 근육은 줄고, 지방이 늘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다. 나이 들수록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주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없애려 해도 움직이지 않으면 지방이 몸에 쌓이게 된다. 아침을 거르는 생활을 하면 근육량 감소가 가속화 돼 노화를 앞당긴다.

순간의 편안함이 10~20년이 지나면 나이보다 더 쇠약해지고, 치매와 질병을 걱정하며 우울한 노후를 맞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절대적인 근육양이 부족한 여성의 경우 더 심각하다.

셋째, 나이 들수록 조금씩 장기가 노화하기 시작하면, 저장된 영양분을 꺼내 쓰는 능력도 조금씩 덜어진다. 때문에 아침 식사를 하지 않으면 기운이 없거나 멍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아침 식사는 뇌신경세포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뇌에 공급하며, 단백질과 지방 등의 성분은 각종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 하루 종일 뇌의 활발한 활동을 돕는다. 따라서 아침 식사를 거르는 학생들은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외운 것을 잊어버리기 쉬워 같은 시간 공부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몸은 부족하면 채우려고 노력하도록 만들어졌다. 아침을 굶으면, 당연히 점심, 저녁을 상대적으로 과식하게 돼 식곤증이 나타난다. 또, 몸이 열량 부족상태로 인식해 점심 이후 식사에서 음식 흡수를 늘여 비만, 당뇨, 고콜레스테롤혈증,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실제로 하루 1~2끼 음식을 섭취를 한 경우, 하루 6끼 이상 한 사람들에 비해 1000kcal를 덜 먹었어도 콜레스테롤이 30mg/dL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고도비만이 12년 새 2배로 급속히 증가한 것에 대해 고열량 식품 섭취가 늘어나고, 활동량이 준 것뿐 아니라, 아침을 굶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체중감량이나 만성질환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굶지 말고, 세 끼 식사와 하루 두 번 정도 간식을 조금씩 나눠 먹고 활동량을 늘이는 것이 원칙이다.

아침 식사가 건강에 미치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알고 있는 건강지식도 실천해야 건강을 얻는다.

오늘부터라도 저녁 과식을 줄이고 아침 식사를 시작해 보자. 골고루 제대로 차린 식단이면 '금상첨화'겠지만, 과일이나 우유, 간편식으로라도 우선 아침을 든든하게 먹자. 그것이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일을 편안하고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노화를 예방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하자.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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