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술인 K-메디컬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 환자들의 한국 방문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메디컬의 '첨병' 역할을 하며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국제의료마케터'다.
이들로부터 국제의료마케팅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리고 마케터가 되기 위한 방법, 미래 전망성 등을 들어봤다.
|
국제의료마케터는 외국인 환자들이 국내 병원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직업으로, 병원국제마케터, 해외환자유치전문가라는 다른 이름이 따른다.
이들의 주 업무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콘텐츠 기획과 의료상품을 개발·홍보하는 것이다.
국제컨퍼런스 등에도 참여해 외국인 환자의 진료 요구 및 국가별 환자 성향 등을 파악하는가 하면, 외국인 환자의 보험료 및 진료비 등을 산정하고, 의료사고-분쟁 발생 시 도움을 주기도 한다.
국제의료마케터는 주로 의료관광 에이전시, 각 지역별 의료관광 기관병원 내 홍보 및 마케팅부서,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사업단 등에서 일한다.
현재 국제의료마케터의 초임 연봉은 근무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3000만 원 내외로 중견기업 신입사원 평균과 비슷하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제의료마케팅 관련 교육은 병원컨설팅 사설학원을 통해 받을 수 있다.
보통 교육 프로그램은 병원 국제마케팅 분야에 대한 실무중심의 강의 및 실습, 사례연구, 국내외 의료시장 분석 등을 통해 기본역량, 전문역량, 서비스역량 등을 두루 기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일부 의료관광 에이전시에서 진행하는 병원홍보마케팅전문가 과정을 통해서도 교육을 받는다.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필요한 기초 지식은 마케팅 지식이다. 따라서 마케팅 용어나 마케팅 사례, 기법 등에 대해 공부해두면 좋다. 또 의료지식도 어느 정도 갖춰두면 좋다. 실제 현장 경험이 있다면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외환자 유치 업무를 하는 관계로 유창한 외국어 능력과 각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특히 영어를 기본으로 환자의 수요가 많은 중국 및 일본, 러시아 언어를 구사한다면 진출에 유리하다. 업무시간이 불규칙하고 해외 출장이 잦기 때문에 환자를 섬세히 배려할 줄 아는 서비스 정신도 필요하다.
▶잦은 해외 출장은 장점이자 단점…한국의료기술 '전도사' 자부
'한국 안의 작은 세계화'.
현직 국제의료마케터로 심장전문기관 세종병원에서 근무중인 이지현씨는 자신의 업무를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약 5년간 국제의료마케팅을 하고 있는 그녀는 "해외 출장을 통해 온 세계를 누빌 수 있고, 다양한 문화를 겪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한국의 의료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이 직업적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의료마케팅의 업무를 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
이씨는 "전공이 러시아어이고 영어 구사도 가능하기 때문에 나의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선택하게 됐다"면서 "국내에서 러시아어를 활용할 수 있는 직업 선택이 흔치 않은데, 마침 세종병원 국제진료센터의 채용 공고를 통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제의료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능력과 유연성 등이 필요하다.
외국인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영어는 기본이고 제2외국어가 가능하다면 더욱 수월하다.
이씨는 "특히 환자 유치를 목표로 한 국가에서 교환학생이나 연수를 한 경험이 있다면 업무를 진행하기가 더 쉽다"고 전했다.
또한 그녀는 "외국문화에 대한 이해 및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도 필요하다"면서 "여러 나라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출장에 익숙해져야 하며,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도 길러야 한다"도 덧붙였다.
잦은 출장에 심신이 지치기가 쉽다. 따라서 스스로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처럼 고된 업무에도 계속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만족감과 자부심 때문이다.
이씨는 "치료를 받고 돌아간 환자들을 출장길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을때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머나먼 타국에 나의 지인이 생긴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다른 마케터는 "우수한 한국의료기술의 전도사라는 점이 일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준다"고 덧붙였다.
▶진료비 깎아달라 할때 힘들어…"일자리 수요 늘어날 것"
어려운 점은 외국인 환자와의 갈등을 꼽을 수 있다.
환자가 치료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현하거나 막무가내식으로 행동할 때, 또는 진료비를 깎아달라고 하는 등의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조율하기가 어렵다는 것. 이는 서로 정서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제의료마케터의 미래 전망은 어떨까. 업계에서는 이구동성으로 "밝다"고 입을 모은다.
이씨는 "대한민국 병원들의 의료 수준은 해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유연한 서비스와 빠른 업무처리 등 한국만의 특성은 전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우수하다"면서 "특히 러시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핵심 3개국인 CIS 국가(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환자들은 자국의 느린 시스템에 불만이 많아서 우리의 이 같은 점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그렇지만 환자 유치 영역은 다른 국가들의 자국 내 의료서비스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으로 조금은 더뎌질 수도 있다"면서 "이에따라 해외 진출 사업 쪽으로 방향이 바뀔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직업을 선택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이씨는 "열린 마음과 다양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라면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서 "다변화하는 국제정세에 항상 민감해야 하며, 타국에서 한국으로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의 절실한 마음과 상황을 이해한다면 일하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에 국제의료관광 전문 마케팅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지 않지만, 결국 상품을 판매-홍보하는 일이기에 일반회사의 홍보·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거나 에이전시 창업으로 직접 의료 마케팅 사업일선에도 뛰어들 수도 있다"면서 "아직은 시장이 태동기지만 정부가 의료관광 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한다면 이 분야의 직업의 일자리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
|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