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향후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눠 상속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로 각각 바뀌었다. 사실상 거의 균등하게 상속된 셈이다.
이와 관련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가족 간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면서 "제가 독식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고 형제들끼리 잘 지내자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선친이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앞으로 나한테 결재 올리지 말고 네가 알아서 하되 누나·동생·어머니와 협조해서 대화해서 결정해 나가라'고 했다"며 "자기 맡은 분야에 충실하기로 삼남매가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 배제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연말 정기 임원 인사 명단에서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이 빠지면서, 경영 복귀가 지연된 데 대한 불만이 표출됐다는 것.
향후 조 전 부사장이 적극적으로 그룹 경영에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에서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한진그룹 삼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한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한 서류 제출을 늦추다가 공정위 직권 지정일 이틀 전에야 스캔본으로 제출해 '남매 갈등설'이 제기된 바 있다.
한진그룹은 이와 관련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하여 행사돼야 한다"면서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며, 국민과 주주 및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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