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새 책] 오삼표 시인의 산문집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9-12-26 13:28


◇오삼표의 산문집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는 작가가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서 만난 노래들을 올겨울 소환해, 추억을 재생시켜 주고 삶을 다독여주는 재미가 가득하다.

2019년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면 유독 '노래'와 친근했던 한 해였다고 평할 법하다. 한 방송사의 트로트경연이 성공을 거두자 다투어 유사 프로그램이 속출하며 우리 사회는 가히 노래경연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이 같은 대중들의 뜨거운 반응은 노래의 사회성에서도 기인한다. 노랫말 하나하나에 우리의 일상과 추억, 그리고 위안과 바람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그 공감력과 반향은 더 커지는 셈이다.

지난 시절의 애창곡을 통해 개인은 물론 공동체의 기억과 추억을 되돌아보며 현재 우리의 현실을 조명해보려는 한 작가의 시도가 재미와 더불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평생 교단을 지켜온 교육자 출신의 작가 오삼표 시인의 산문집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가 그것이다.

데뷔작 '그리움의 빛깔'(2015), 두 번째 시집 '사랑으로 가는 길'(2018)에 이은 작가의 세 번째 역작이다.

책은 1부 그리움의 장과 2부 사랑의 장, 3부 인생의 장 등으로 나눠 22편의 노래에 대한 단상을 담았다.

1부 그리움의 장 처음은 '어머니의 노래'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파랑새>

작가의 어머니는 평생 이 노래만을 읊조렸다. 동학농민운동과 무관치 않았을 집안의 내력과 이후 겪어야 했던 신산한 삶의 애환이 녹아내린 비가(悲歌)인 셈이다. 작가는 성장하며 어머니의 애창곡과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당신의 귀한 희생과 사랑을 더 사무치게 그리워하게 되었다.

'휘날리는 태극기'(정동주 작사-작곡)도 작가에게는 애환과 한탄이 교차하는 노랫말이다. 사선을 넘나드는 월남전 참전을 통해 태극기의 의미를 새삼 아로새겼다는 작가는, 요즘 광화문을 뒤덮는 태극기부대를 바라보면서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다. "선열들이 피로써 지켜낸 태극기를 왜 정치싸움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친구야 친구''그리움만 쌓이네'… 등 10개의 애창곡들도 1부 그리움의 장을 개성 있게 채우고 있다.

또 2부 사랑의 장에서는 '사랑을 위하여' '봄날은 간다' '그 때 그 사람' '바람 바람 바람' '스승의 은혜' 등 11곡이,

3부 인생의 장에는 '서유석의 가는 세월' '양희은의 아침이슬' '거짓말이야' '메기의 추억' '조용필의 허공' 등 11개의 노래가 작가의 추억과 단상을 통해 살갑게 조명되고 있다.

오삼표 작가는 "노래란 가사에 곡조를 붙인 것을 소리로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노래가 시대의 흐름 속에 상처를 입은 대중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그 생채기를 치유시켜주는 힐링의 기능을 지녔기에 그 보편적 예술도구는 더 아름답고 위대한 것"이라고 예찬했다.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는 작가 개인의 취향과 감성으로 출발한 선곡을 통해 노랫말에 대한 단상을 담고 있지만, 결국 독자들에게도 같은 물음을 던지는 흥미로운 요소를 지니고 있다.

당신에게 있어서 이 노래들은 과연 어떤 추억과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한편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3년부터 초·중·고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부안고, 전라고 교장 등을 역임했다.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신아출판사 간/ 1만 원)
김형우 관광전문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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