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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속도는 노인의 근감소증과 노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노년기 건강의 핵심 지표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노년기 적절한 보행속도를 유지하느냐가 신체활동 능력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써, 보행속도는 근감소증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근감소증이란 근육량의 감소 및 근력의 저하를 의미하는 질환으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하고 낙상 빈도를 높이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사회 참여도도 감소시킨다. 과거에는 자연적인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각국에서 근감소증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고 한국 역시 올해 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근감소증을 포함했다.
참가자의 총 21만 회 이상의 실제 보행 속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 일상생활 보행속도는 1.23m/s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의하게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근감소증이 있는 참가자는(1.12m/s) 근감소증이 없는 참가자(1.23m/s) 보다 유의하게 낮은 보행속도를 보였다.
또한, 근력 검사를 통해 근력이 낮은 참가자(악력<28㎏)와 정상 근력을 가진 참가자를 구분해 보행속도를 비교해보니, 근력이 낮은 참가자의 평균 보행속도는 1.15m/s, 정상 근력 참가자는 1.23m/s로 차이가 있었다. 근육량이 적은 참가자(골격근질량<7.0㎏/㎡)와 정상 근육 질량을 가진 참가자의 경우에도 각각 1.22m/s, 1.25m/s의 차이를 보이며, 일상생활의 보행속도가 곧 하지 골격근량과 유의하게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지금까지는 주로 검사실에서 1-2회의 단발성 측정이 이루어져 실제 보행속도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연구는 간편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개개인의 실제 보행속도를 연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며, "또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벨트 형태의 기기를 사용함으로써 사용자 스스로도 보행속도를 확인할 수 있고, 실제 보행속도가 저하되는 경우에는 근감소증 관련 진료의 필요성을 인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A사의 스마트벨트를 이용했는데, 보행속도 이외에도 착용자의 허리둘레, 과식 및 활동 습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연구의 제1저자인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는 "보행속도는 노쇠의 주요 예측 인자이자 근감소증 진단 및 기능상태 평가에 있어 대단히 의미 있는 평가 도구"라며, "웨어러블 기기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보행속도뿐만 아니라 보행균형 등 노인 보행과 관련된 보다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장기적으로 축적해, 초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진료 모델을 수립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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