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의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배우 권 율의 '유당불내증'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이전 방송에서 유당불내증을 고백하며 '밀크남'에서 '락토프리남'으로 닉네임이 바뀐 권 율이 에스프레소에 첨가된 소량의 우유 크림에도 속이 불편해진 모습이 많은 이들의 공감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부글거리는' 경험을 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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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으로 어려서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성인에게 더 흔하다. 모유·우유가 '주식'인 영아기에는 소장 내에 유당분해효소가 풍부하지만, 이유기 이후 점차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유당불내증으로 불편해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도에 따라서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 자체를 아예 못 먹는 사람도 있지만, 적은 양에는 문제가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유당을 위에 오래 머물게 해 최소한만 장으로 가게 하거나, 유당의 양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법이 기본이 된다.
우선,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위를 지나면서 덩어리가 단단해지고 오래 머물게 되면서 장에 전달되는 유당의 양이 줄어들면서 불편한 증상이 완화된다.
우유 외에 유제품을 섭취하는 방법도 권장된다. 지방 함유량이 높은 아이스크림 역시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소장에 천천히 도달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고, 발효 과정에서 유당이 어느 정도 분해된 요거트나 치즈를 먹는 것도 괜찮다.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lactose free)' 우유를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시중에는 '속이 편한', '소화가 잘되는' 등의 수식어를 단 락토프리 우유 제품들이 여럿 나와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락토프리 우유 시장(락토프리 흰우유 매출액 기준)은 전년 대비 39%의 높은 성장을 보일 정도로 찾는 사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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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당불내증이 심한 경우, 락토프리 우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경우에는 우유가 아닌 다른 음료가 대안이 된다.
최근에는 비건 열풍을 타고 '식물성 대체우유'로 불리는 귀리·아몬드 음료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아졌다. 유당불내증으로 인한 소화 부담 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탄소저감과 동물복지 등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채식이 주목받게 된 것도 또다른 배경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국내 대체우유 시장 규모는 2016년 3억9000만달러(약 4663억6200만원)에서 2021년 5억3000만달러(약 6337억7400만원)로 껑충 뛰었다. 2026년에는 6억9000만달러(약 8251억원)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우유에 더 많은 가치를 담아서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게 된 것 같다"며, "다양한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관련 제품이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콩이 주원료인 두유가 대표적 식물성 대체우유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아몬드, 귀리음료 등이 더 주목받고 있다. 특히 커피전문점 등에서 우유 외에 식물성 대체음료들을 '라떼' 메뉴로 속속 선보이면서 저변이 확대됐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귀리(오트) 음료는 '다이어트 효과'까지 입소문이 나며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세계 10대 슈퍼푸드인 귀리에 다량 함유된 '베타글루칸'은 콜레스테롤 개선과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며, 꾸준히 섭취하면 심혈관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귀리 음료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2019년 2억5000만달러(약 2989억5000만원)에서 2026년 4억9000만달러(약5859억4200만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몬드유의 경우 다른 식물성 대체우유에 비해 당도와 칼로리는 낮지만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 및 비타민E와 칼슘 함량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시 '다이어터'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피해야 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몬드 음료 시장 역시 2015년 이후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2021년에는 전년 대비 약 30% 성장했다.
한편 유당불내증은 유당 섭취여부와 무관하게 복부 팽만감과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이는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헷갈릴 수도 있기 때문에, 평소 자주 불편하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유제품 대신 식물성 대체우유를 선택하는 경우, 칼슘과 비타민D 등의 함량을 따져 우유를 섭취할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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