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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결과 이재명 후보 49.42%, 김문수 후보 41.15%로 두 후보 간 격차가 8.27%포인트 난 것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했다. 우선 김 후보가 뒤늦게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는데도 예상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며 그 이유를 묻는 지인에게 딱 떨어진 답을 내놓기가 어려웠다. 막판 보수 진영이 결집한 것으로 보는 분석이 있긴 하다. 올해 환갑을 맞은 민주당 지지자는 SNS에 김 후보의 지지율이 40%를 넘는 것을 두고 "우리 국민들이 보수 진보나 영남 호남을 떠나 내란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순진한 믿음은 또 한 번 뒤통수를 맞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본투표 날 오후 8시 방송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되기 전후로 나온 반응도 갈린다. 몇 년 전 퇴직한 고교 동창은 출구조사 발표 직전 친구대화방에 오늘 하루 자전거 퀵서비스 일을 해서 6만원 벌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내일 정상적인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길 학수고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평소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혀온 그였다. 정년퇴직한 한 선배는 SNS에 개표방송을 하는 TV 앞에 놓인 탁자에 캔맥주와 안줏거리가 올려진 사진을 올리고 "지난 6개월 동안의 분노와 초조, 우려를 이제 내려놓는다"라고 썼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앞으로 달려갔다는 사람이다.
TK 출신 지인은 SNS에 작은 바람을 올렸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던, 고향에 사는 78세 큰 형님이 '누구'는 정말 안된다면서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전하면서 새 정부에 바라는 건 큰 형님이 걱정했던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고 "우리 큰형님께서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통합은 유능의 지표이며, 분열은 무능의 결과"라면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을 지켜 많은 이들의 '걱정' 이 '기우'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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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