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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개발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가열되는 가운데 관련 분야의 우리 기술 수준이 중국 등에 밀리고 있다는 진단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첨단 기술개발 경쟁을 벌이며 우수 인력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데 국내에선 이공계 인력의 의대지원 편중으로 인해 재능있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앞서 올해 초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국내 전문가들에게 설문한 결과 한국의 반도체 분야 기술 기초역량이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뒤지는 것으로 평가됐다는 진단이 나온 바 있다.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 기술, 고성능·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전력반도체, 차세대 고성능 센싱기술은 한국의 기술 수준이 중국보다 낮았고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만 한국과 중국이 같은 수준이었다.
중국은 이미 10년 전인 2015년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의 1단계인 '중국제조 2025'(메이드인 차이나 2025)를 만들어 제조업을 집중 육성해왔다. 이어 반도체와 신소재 등 첨단 기술을 육성하기 위한 새 국가산업전략을 만들고 있다. 이미 중국은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챗봇을 개발해 내놓은 데 이어 5분 충전이 가능한 비야디(BYD)의 전기차, 로봇청소기 1위 로보락 등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이 AI용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등 중국의 기술개발과 성과를 견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벨퍼센터의 보고서도 "중국은 미국을 따라가고 있지만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 몇 개 분야에서 그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hoonkim@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