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신발을 신을 때 엄지발가락이 자주 쓸리거나, 발 앞쪽에 굳은살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마찰이 아닌 무지외반증의 가능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무지외반증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평발, 발볼이 넓은 구조, 안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보행 습관 등은 부모로부터 유전될 수 있으며, 이러한 족형은 무지외반증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성장기 청소년에게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이 되어 발생하는 경우에는 유전적 소인에 더해 잘못된 신발 선택, 장시간 서 있는 직업, 하이힐과 같은 지지력이 부족한 신발 착용 습관이 주요한 후천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연세스타병원 권오룡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많은 이들이 이 질환을 단순한 발의 피로나 외형 변화로 오해하고 방치하거나, 보조기 착용만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 무지외반증은 보조기만으로 교정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에 이상 징후를 알아차리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휨 각도가 크고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진행된 경우에는 X-ray 영상 진단과 임상 증상을 바탕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관절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이 적용되며, 작은 절개를 통해 뼈의 정렬을 바로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회복은 수 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되며, 점진적으로 일상적인 보행과 활동을 회복할 수 있다. 이후 발가락의 정렬이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아,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무지외반증은 수술 후에도 생활습관 개선이 이뤄지지 않거나 족부 구조적 원인이 지속될 경우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발에 맞는 신발 착용과 정기적인 스트레칭, 걷기 습관 관리 등 꾸준한 사후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권오룡 병원장은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외형만의 문제가 아닌, 발 전체의 기능과 정렬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 질환"이라며 "엄지발가락이 휘어 보이거나 반복적인 굳은살과 불편감이 나타난다면 정형외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