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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플랫슈즈 자주 신으면, 엄지발가락 휘는 '무지외반증' 주의

장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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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5 09:48


하이힐·플랫슈즈 자주 신으면, 엄지발가락 휘는 '무지외반증' 주의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신발을 신을 때 엄지발가락이 자주 쓸리거나, 발 앞쪽에 굳은살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마찰이 아닌 무지외반증의 가능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초기에는 통증 없이 가볍게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엄지발가락이 점차 휘고 발의 균형이 무너지며, 다른 발가락까지 영향을 주는 복합적인 족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며, 관절 부위가 바깥쪽으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이때 돌출된 부위는 신발에 쓸리며 통증과 염증, 굳은살을 유발하기 쉽다. 보행 시 체중의 40~60%를 지탱하는 엄지발가락은 발의 추진력과 균형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 부위에 변형이 생기면 발 아치가 무너지면서 하중이 발 앞쪽으로 몰리고, 제2·3 발가락까지 밀리거나 겹치는 이차 변형이 나타나게 된다.

무지외반증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평발, 발볼이 넓은 구조, 안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보행 습관 등은 부모로부터 유전될 수 있으며, 이러한 족형은 무지외반증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성장기 청소년에게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이 되어 발생하는 경우에는 유전적 소인에 더해 잘못된 신발 선택, 장시간 서 있는 직업, 하이힐과 같은 지지력이 부족한 신발 착용 습관이 주요한 후천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연세스타병원 권오룡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많은 이들이 이 질환을 단순한 발의 피로나 외형 변화로 오해하고 방치하거나, 보조기 착용만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 무지외반증은 보조기만으로 교정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에 이상 징후를 알아차리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활 속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발 선택이다. 생활 속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발 선택이다. 발볼이 넉넉하고 굽이 낮으며 지지력이 좋은 신발이 도움이 되며, 하이힐이나 플랫슈즈는 피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실리콘 패드나 교정용 깔창 등을 통해 보행 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족부 스트레칭, 걷는 자세 교정, 체중 관리 등을 병행하면 증상 악화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휨 각도가 크고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진행된 경우에는 X-ray 영상 진단과 임상 증상을 바탕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관절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이 적용되며, 작은 절개를 통해 뼈의 정렬을 바로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회복은 수 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되며, 점진적으로 일상적인 보행과 활동을 회복할 수 있다. 이후 발가락의 정렬이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아,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무지외반증은 수술 후에도 생활습관 개선이 이뤄지지 않거나 족부 구조적 원인이 지속될 경우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발에 맞는 신발 착용과 정기적인 스트레칭, 걷기 습관 관리 등 꾸준한 사후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권오룡 병원장은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외형만의 문제가 아닌, 발 전체의 기능과 정렬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 질환"이라며 "엄지발가락이 휘어 보이거나 반복적인 굳은살과 불편감이 나타난다면 정형외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하이힐·플랫슈즈 자주 신으면, 엄지발가락 휘는 '무지외반증' 주의
진료 중인 권오룡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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