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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굽은 '노인성 척추후만증', 예방하려면?

장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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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3 09:44


등이 굽은 '노인성 척추후만증', 예방하려면?
자료사진 출처=픽사베이

#. 70대 여성 A씨는 몇 년 전부터 키가 눈에 띄게 줄고, 주변에서 "허리가 많이 굽었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그렇게 되는 줄만 알았던 A씨는 최근 들어 평지를 걸을 때 몸이 앞으로 쏠리고, 시선이 자꾸 아래로 향해 불편함을 느껴졌다. 그뿐만 아니라 숨이 쉽게 차고, 소화도 잘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정밀 검사 끝에 '노인성 척추후만증' 진단을 받았다.

우리의 척추는 경추(목), 흉추(등), 요추(허리), 천추(엉치뼈)로 구분된다. 정면에서는 척추가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 있는 것이 정상이며, 측면에서는 경추와 요추는 앞으로 볼록한 전만곡, 흉추와 천추는 뒤로 휘어진 후만곡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적인 척추의 곡선이다.

하지만 노화나 외부 요인으로 인해 정상 곡선이 무너지고, 특히 흉추의 후만이 과도하게 증가한 경우 척추후만증(kyphosis)이라고 하며, 경추와 요추의 전만이 감소하거나 반대로 휘어 후만화 되는 경우도 있다. 이 중 노년층에서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형태를 노인성 척추후만증(Senile kyphosis)이라고 부른다.

노화의 과정에서 척추 디스크는 높이가 감소하고 수분이 손실되어 유연성이 떨어져 척추뼈에 압력이 가해지고, 척추를 지지하는 등과 허리의 기립근이 약화되어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여기에 장시간 구부정한 자세, 쭈그려 앉는 습관, 운동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척추 구조에 부담을 줘 후만 변형을 악화시킨다.

특히 폐경기 이후 또는 고령에서 흔한 골다공증은 척추압박골절을 유발하기 쉽고, 이로 인해 척추가 앞쪽으로 꺾이면서 후만 변형이 진행된다. 또한, 고령에서 자주 동반되는 척추관 협착증 역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통증을 줄이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다 보면 근육이 더욱 위축되고 척추 후만이 고착화될 수 있다.

노인성 척추후만증은 단순히 등이 굽는 현상으로만 보아선 안된다. 굽은 부위나 등 전체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균형 감각이 떨어져 보행이 어려워지거나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아울러 척추 만곡이 심한 경우 흉곽과 복부 장기를 압박해 소화불량, 식욕저하, 호흡곤란 등 전신적인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낙상 위험 또한 높아져 일상생활의 질이 전반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


대동병원 척추센터 안준영 과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등이 굽은 어르신들을 흔히 '꼬부랑 할머니'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노인성 척추후만증은 단순한 외형적 변화로만 보기 어려운 질환"이라며, "통증과 신체 기능 저하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척추가 굽으면 균형이 무너지고 낙상 위험이 높아져 2차적인 합병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성 척추후만증은 X-ray, CT, MRI, 골밀도 검사 등을 통해 척추의 만곡 정도, 척추압박골절, 척추관 협착증, 골다공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진단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자세교정 및 등허리 근력강화 운동,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조기착용 등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며, 의료진 판단에 따라 필요 시 수술적 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노인성 척추후만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등과 허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시하며, 과체중은 척추에 부담을 주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 및 척추 검진을 통해 퇴행성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해야 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등이 굽은 '노인성 척추후만증', 예방하려면?
안준영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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