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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견이 계속 생각나서 거의 매일 울어요".
대학생 김동빈씨(26·가명)는 1년 가까이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상담을 받기로 했다.
# "강아지를 보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잊혀지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멀쩡하게 있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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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증후군'은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체계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최근 반려인구 증가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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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반려인은 1546만 명으로 총인구의 29.9%에 달했고, 반려가구는 전체 가구의 26.7%인 591만 가구로 집계됐다. 이중 펫로스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반려가구는 54.7%로, 펫로스 경험 가구의 83.2%는 상실감·우울감에 시달렸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우울감 경험률이 높은 편(20대 88.9%, 30대 85.3%, 50대 77.1%, 60대 이상 79.1%)으로 집계됐다.
앞서 데이터 컨설팅 업체 피앰아이가 만 20세~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 조사에서도 반려동물 장례를 위한 휴가에 찬성한 비율이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 각각 24.8%와 23.5%에 달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마음이 각별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와 관련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2030세대가 경쟁적이고 고립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정서적 교감의 대상으로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상실 시 느끼는 심리적 충격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펫로스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여전히 미흡한 가운데 경험이 적은 젊은층의 우울감 해소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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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MA는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반려동물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기, ▲슬픈 감정 충분히 느끼기, ▲반려동물과의 추억 떠올리기, ▲반려동물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되새기기, ▲다른 이들과 감정 공유하기'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내에도 반려동물 상실 후 마음 케어를 위한 심리상담 서비스, 커뮤니티, 앱 등이 도입되고 있다. 제도적 지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커뮤니티 운영 및 심리상담 관련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치유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 맞춤형 '디지털 추모관'부터 비대면 상담 및 커뮤니티, AI·VR 기반 이미지 복원 등을 통한 치유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크래프톤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드림모션이 지난 3월 체험판을 선보인 어드벤처 게임 '마이 리틀 퍼피'는 무지개 다리를 건넌 이준영 드림모션 대표의 반려견 봉구가 모델로, 반려인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자 기획한 게임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