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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안나 강릉의료원장 "현장서 의료 발전에 직접 기여하고파"

기사입력 2025-07-08 08:28

[촬영 류호준]
[촬영 류호준]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안나 신임 강릉의료원장은 8일 "시민과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의료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을 지낸 최안나 대한의료정책학교 초대 교장은 지난 4일 강릉의료원장으로 취임해 전날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최 원장은 '지역 맞춤형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을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다음은 최 원장과 일문일답

--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는.

▲ 강릉의료원장을 맡게 된 것은 현장에서 지역 의료 발전에 직접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산부인과 전문의, 국립중앙의료원에서의 공공의료 경험, 민간병원, 난임센터 운영, 의협 활동 등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공백과 구조적 문제점을 현장에서 절실히 느껴왔다. 강릉의료원을 민간 병원이 하기 어려운 의료영역, 특히 취약계층과 위기 환자 지원 등에 중점을 둔 기관으로 성장시키겠다.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의료원을 만들고 싶다.

-- 강원도는 다른 시도에 비해 의료 취약지로 알려져 있다. 그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강원도는 지역 내 '의료 완결성'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환자가 수도권으로 치료받으러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진단은 지역에서 받더라도 실제 치료나 수술은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 구조는 시간적, 비용적 부담을 동반한다. 위급한 경우 생명에 위험을 줄 수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에서 진단부터 처치까지 일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의료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강릉의료원도 병상 증축이 예정된 만큼 공공성이 강화된 진료 분야를 중심으로 한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

-- 강릉은 민간병원도 강원도 타 시군에 비해 많은 편이다. 강릉의료원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 강릉에는 이미 훌륭한 민간병원들이 존재한다. 강릉아산병원, 동인병원, 고려병원 등 민간의료기관은 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의료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도 존재한다. 의료 취약계층 등을 위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은 필수다. 강릉의료원이 단순히 저렴한 의료기관이 아니라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는 공공의료기관이 되도록 만들겠다. 공공기관이라면 의료의 질에서도 민간 못지않게 수준 높은 진료를 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강릉에서의 진료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현재 의료원 여건상 직접 산부인과 외래를 개설하기는 쉽지 않다. 진료는 의사 한 명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인력, 장비, 예산 등이 복합적으로 따라야 한다. 다만 예방 중심 교육 등은 당장 시작할 수 있다. 난임 예방, 폐경 이후 여성 건강 관리, 청소년기 생리·성교육 등은 매우 중요하고 지역 주민의 건강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교육을 지역 보건소, 학교, 기타 공공기관과 연계해 실시하고 싶다. 산부인과는 10대부터 폐경 이후까지 전 생애에 걸쳐 필요한 진료 분야다. 지역 주민들이 여성 건강 증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

-- 지난 3월 대한의료정책학교를 설립했는데,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 대한의료정책학교는 작년 의료 사태를 계기로, 젊은 의사들이 의료정책에 대한 이해 없이 현장에 나가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정책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래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으로 설립해 초대 교장이나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원장직에 집중하기 위해 현장에는 자주 가지 못하지만, 젊은 구성원들이 잘 운영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 주로 수도권에서 근무해 지방 근무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 어떤 다짐을 갖고 왔는가.

▲ 서울에서 오랜 기간 일하면서 지역 환자들이 서울까지 올라오는 사례를 많이 경험했다. 그들의 고충과 비용 부담, 접근성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안다. 이제는 제가 그분들 가까이에 있으면서, 서울 못지않은 예방과 교육, 공공 보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싶다.

-- 강릉 시민들과 의료원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가.

▲ 취임하고 보니 병원을 둘러보니 외래에 많은 분이 와 있었다. 의료원 직원분들도 굉장히 좋으신 것 같다. 강릉의료원은 원장이 주인이 아니라 시민들이 주인이고 일하는 직원들이 주인인 기관이다. 저는 3년 임기 동안 직원들과 환자들이 더 나은 진료 환경을 갖도록 돕는 역할을 하겠다. 제가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우리 직원들은 '강릉의료원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우리 시민들은 '우리 강릉에는 강릉의료원이 있어서 꼭 필요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저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 지역을 돌아다니며 의료원의 가치를 높일 방안을 모색하고, 여러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구하겠다. 강릉의료원이 시민들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ryu@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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