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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암 발생 위험이 크고 희귀질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ATM 유전자에 대한 기능 분석 연구가 이뤄졌다.
ATM 유전자는 체내에서 DNA 손상 시 이를 감지하고 복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유방암·대장암·췌장암 등 암 발생 위험이 크고, 암 환자의 예후도 나쁜 경우가 많다. 또한 '운동실조-모세혈관 확장증' 등 특정 희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ATM 유전자의 기능을 망가뜨리는 변이를 발굴하면, 해당 변이를 가진 건강한 일반인에 대한 암 발병 위험과 암 환자의 치료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최근 유전체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전병과 암 진단 등이 더 정밀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유전자 변이가 해로운지 아닌지 알 수 없어 환자의 치료와 진단에 적절히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ATM 유전자는 약 9000개의 단백질 염기 서열을 가진 대형 유전자로 변이 수가 많아 기존의 통계 방법으로는 평가하기가 어려워 실제 환자 치료와 진단에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각 변이가 세포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해당 유전자의 기능에 해로운 변이와 그렇지 않은 변이를 높은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의 약 50만명의 유전체 및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검증한 결과, 연구에서 구분한 해로운 변이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에 걸릴 위험도가 약 1.4배 증가함을 확인했다. 또한 국제 유전자 변이 데이터베이스인 ClinVar의 데이터와도 결과값이 95% 이상 일치함을 입증했다. 기존 암 유전체 데이터(cBioPortal) 자료를 이번 연구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결과에서도 ATM의 해로운 변이 보유 여부에 따라 암 환자의 생존율도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김형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해석이 어려운 ATM 유전자의 변이를 대규모로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다른 유전자에서도 유사한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며 이를 통해 유전체 기반의 정밀의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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