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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차 신기술 산실서 만드는 '바람을 가장 잘 가르는 車'

기사입력 2025-07-24 08:48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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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연구소 에어로 챌린지 카, 세계 최저 공기저항 계수 달성

공력시험동·환경시험동·성능개발동서 전동화 기술 개발 박차

(화성=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지난 23일 찾은 경기도 화성의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

자동차 신기술의 산실이기도 한 이곳에서 또 하나의 신제품이 야심 찬 데뷔를 준비 중이었다. 바로 세계 최저 공기저항 계수를 달성한 '에어로 챌린지 카'다.

공기저항 계수는 낮을수록 공기저항을 덜 받아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한데 아이오닉6를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은 공기저항 계수가 기존 세계 최저 기록(0.168)을 훌쩍 뛰어넘는 0.144를 달성했다.

연구소 공력시험동에서 마주한 에어로 챌린지 카는 매끄러운 유선형의 실루엣이 강조된 가운데 곳곳에 탑재된 신기술이 돋보였다.

먼저 윈드쉴드(앞 유리창)와 보닛이 만나는 지점은 '액티브 카울 커버'를 적용해 단차를 매끄럽게 연결했다.

연기를 뿌려 바람을 시각화하자 그 효과는 한눈에 보였다. 와이퍼 위쪽에 있던 소용돌이는 액티브 카울 커버가 작동되자 곧바로 자취를 감췄다. 현재 특허 절차가 진행 중이다.

차량 뒤쪽으로 돌아가자 마치 슈퍼맨의 펄럭이는 망토 같은 아이템이 눈길을 끌었다.

리어 스포일러, 사이드 블레이드, 리어 디퓨져 등 액티브 아이템 3종이 뒤쪽으로 전개돼 차체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어 스포일러는 상단에 장착된 날개 형상의 구조물로 연장, 기울임 등 변형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단에 장착된 리어 디퓨저는 차체 하부로 흐르는 공기 흐름을 제어한다.

사이드 블레이드는 차량 후면에 내장된 패널이 전개되는 방식으로, 뒤쪽 오버행(차량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의 거리)을 40㎝ 연장해 측면 와류를 억제하고 후류를 안정화한다.

눈에 띄진 않게 공기저항을 낮춰주는 장치도 있었는데 바로 통합형 3D(3차원) 언더커버다.

에어로 챌린지 카는 차량 아랫면 커버링 영역을 업계 평균 76%에서 86%까지로 높였고 공력에 최적화한 형상도 적용됐다.

단순히 아래를 평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쪽은 볼록하게, 뒷부분은 오목하게 만들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처럼 현대차가 '바람을 가장 잘 가르는 차'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25년 동안 공력시험동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해왔기 때문이라고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전했다.

축구장 1개 넓이의 공력시험동은 위에서 바라보면 '미음'(ㅁ)자 형태로, 팬에서 발생한 바람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건물 3층 높이, 직경 8.4m의 대형 팬이 시속 200㎞ 바람을 일으키고 2.5㎿(메가와트) 용량 모터가 동원된다. 이는 1천200세대가 동시에 에어컨을 틀 수 있는 규모다.

공력시험동을 1시간 이용하는 데 500만원이 소요돼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바람'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날 방문에서는 환경시험동, R&H(주행·핸들링) 성능개발동, NVH(소음·진동·불편감)도 경험할 수 있었다.

환경시험동에서는 섭씨 50도의 중동 지역을 구현한 '고온 환경 풍동 챔버'와 영하 30도의 강설 환경인 '강설 강우 환경 풍동 챔버'가 대조를 이뤘다.

고온 챔버에서는 아이오닉6N 검증이 한창이었는데 인공 태양광 제어 램프의 일사량은 제곱미터당 최대 1천200W에 달한다.

강설 챔버에선 반대로 현대차에서 준비해준 패딩을 꼭꼭 껴입어야 했다. 직원들이 바닥에 쌓인 눈을 빗질하는 모습도 이색 광경이었다.

이곳에선 아이오닉9이 눈이 휘몰아치는 상황에서도 충전구와 프렁크(차량 앞쪽의 트렁크)에 눈이 유입되지 않는지 점검 중이었다.

같은 건물에 있는 리서치랩에선 친환경 냉매(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열에너지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기존 냉매보다 차량 난방 시스템을 한층 끌어올리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영하 30도에서도 작동하는 히트펌프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R&H 성능개발동과 NVH동에서는 승차감을 높이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승차감 주행 시험기는 다양한 노면에서의 차량 반응을 평가하는 장비로, 후륜 차축 모듈(리어 서스펜션과 타이어)을 플랫 벨트 위에 올려 움직임을 기록한다.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마치 대형 청음실 한가운데 자동차를 들여다 놓은 구조였다.

차량 바퀴가 샤시 다이나모와 맞닿아있어 제자리에서 주행 시험이 가능했고 패치 교체를 통해 아스팔트, 콘크리트, 험로 등 여러 노면 질감을 구현할 수 있다.

bing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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