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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H20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서 수출통제를 관장하는 산업안보국이 엔비디아에 수출 허가를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H20 칩 수출 재개를 허용한 이유에 대해 중국이 자체 AI 칩을 개발해 칩 경쟁에서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95%에서 4년 만에 50%로 하락했다.
또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재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H20 칩 수출 재개도 협상 카드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3주가 지나도록 상무부가 H20 칩 수출 허가 발급을 지연하면서 실제 중국에 대한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고, 이틀 뒤부터 상무부가 허가 발급을 개시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황 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나면서 친분을 쌓았고, 지난 5월에는 중동 순방에 동행하기도 했다.
당시 황 CEO는 수십만 개의 엔비디아 첨단 AI 칩을 아랍에미리트(UAE)에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H20 칩 수출을 통제하자 "수출 규제는 오히려 중국 기업만 더 강하게 만든 실패한 정책"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회사 전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약 1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H20 수출 통제 조치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 20명의 안보 전문가는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H20 수출 허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할 경우 AI 분야에서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우위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koma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