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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학자대회 마지막 날 발표
장징청 일본 도쿄대 연구원은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ESWC)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 지도자들은 각자 경제 성과를 바탕으로 승진 기회를 얻는데, 이웃 도시가 번영하면 자신의 승진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어 조용히 내부 무역장벽을 쌓는 전략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인들은 직접적인 관세를 높이는 대신 부동산 보조금을 늘려 단기적인 경제 지표를 부풀리고, 도시 간 교역에 필수적인 도로나 물류 인프라 투자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무역을 차단했다.
이렇게 치열한 정치 경쟁 결과로 도시 간 무역량은 평균 2.6% 줄었고, 수로 무역은 5.6%, 철도 무역은 3.5% 등으로 더 많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장 연구원 분석이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국내총생산(GDP)이 약 0.56%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2000년 기준으로 연간 약 67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장 연구원은 "상대 평가 중심의 승진 제도가 지방 지도자들에게 제로섬 경쟁을 부추기고, 이는 국가적 차원의 시장 통합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적 해법은 승진 기준을 상대 평가와 경쟁보다 협력과 공동 번영을 중시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대부분 분권 국가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별도 세션에서 김미정 세종대 교수 등은 미국의 흑인 소유 기업이 백인 소유 기업과 비교해 성장에 필요한 금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흑인 기업가들은 백인 기업가들과 평균적으로 비슷한 배경을 가졌으나, 흑인 기업은 은행 대출 승인 가능성이 작고 애초 거절될 것을 우려해 신청조차 포기하는 비율이 높았다.
그런데 만일 같은 수준이 금융 접근성을 가질 경우, 흑인 기업이 백인 기업보다 약 7%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할 것으로 추정됐다.
김 교수는 "흑인 기업가의 금융 제약 완화는 장기간 지속된 인종 간 격차를 줄이고,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당국은 금융 접근성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포용적 성장과 고용 창출의 핵심 수단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hanj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