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팩트체크] 병장 보수가 하사보다 많다고?…'역차별' 주장 살펴보니

기사입력 2025-09-02 07:51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년 1월 1일 서울역에서 군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5월29일 전북 익산시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25-1기 육군 부사관 임관식'에서 임관 부사관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무원 보수규정 자료.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TV 제공]
장병내일준비적금까지 더하면 병장 월 보수 205만원

하사 1호봉 기본급 200만원…각종 수당 더하면 400만원 웃돌아

병장 봉급 15배로 늘 때 하사 기본급은 2.5배로…軍 "초급간부 처우개선 노력"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최근 군 병력이 6년 만에 11만명이 줄면서 45만명대까지 내려앉았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미흡한 부사관 처우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저출산으로 병역 자원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하사를 비롯한 부사관 처우가 열악한 탓에 간부 지원자가 줄고 기존 간부의 이직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병사의 봉급이 크게 오르면서 병장과 하사의 월급이 큰 차이가 없거나 심지어 역전돼 부사관의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사는 병사들과 가장 가까이서 소통하며 소대장이 내린 작전 및 훈련 지시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핵심 간부다. 부사관의 감소는 군 전투력과 부대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실제 병장의 월급이 하사의 월급에 육박하거나 더 많아졌는지 살펴봤다.

◇ 하사와 병장 기본급 차이만 50만원…수당까지 감안하면 격차 더 벌어져

국방부와 공무원 보수규정 등의 자료를 토대로 확인한 결과 병사인 병장의 월급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초급간부인 하사의 월급이 여전히 더 많았다.

기본급만 따져도 그렇다. 하사의 기본급(세전)은 1호봉 기준 200만원으로, 비과세인 병장의 봉급인 150만원보다 50만원 더 많다.

각종 수당을 더하면 격차가 더 커진다.

우선 병장은 장병내일준비적금으로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인 55만원을 더하면 월 보수가 205만원으로 불어난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은 병사들이 군 복무 기간 급여를 저축하면 정부가 원금의 100%를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월 납부 한도 55만원을 저축하면 봉급에 그만큼의 정부지원금이 추가되는 셈이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은 전역할 때 일시에 목돈으로 받는 것인 만큼 실제 다달이 손에 쥐어지는 돈은 아니다.

하사의 경우 정근수당,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 명절휴가비 등 개인별 편차 없이 일정하게 지급되는 공통 수당만 68만원이다.

이를 더한 하사의 월 보수는 268만원으로, 병장 월 보수와 격차가 63만원이 된다.

하사의 수당은 월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올해 1월부터 18개월간(병사 복무기간) 근무했을 때 받게 되는 총 수당을 18개월로 나눠 계산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 공통 수당 외에 성과상여금과 시간외근무수당 실적급 등의 수당을 더하면 월 보수가 317만원으로까지 늘어난다. 이 경우 병장 월 보수와 격차는 112만원까지 벌어진다.

국방부에 따르면 성과상여금이나 시간외근무수당은 근무 평가나 근무 시간 등에 따라 개인별 편차가 있어 평균적 수준을 감안해 계산한 금액이다.

최전방인 일반전초(GOP)에서 근무하는 하사는 시간외근무수당 150시간, 특수지 근무수당 등을 추가로 받는다. 이곳에 근무하는 하사의 월 보수는 464만원으로, 병장 월 보수의 2배를 웃돌게 된다.

군인이 받는 수당이 모두 60여종에 달하므로 이런 수당들을 다 더하면 하사와 병사의 봉급은 격차가 더 벌어진다.



[표] 하사와 병장 보수 비교

(단위: 만원)

┌────────────┬────────────┬───────────┐

│ │ 일반부대 하사 │ 병장 │

├────────────┼────────────┼───────────┤

│ 총계(A+B) │ 268 │ 205 │

├────────────┼────────────┼───────────┤

│ 기본급(A) │ 200 │ 150 │

├────────────┼────────────┼───────────┤

│ 공통 수당계(B) │ 68 │ │

├────────────┼────────────┼───────────┤

│ 정근수당 │ 3.5 │ │

├────────────┼────────────┼───────────┤

│ 정근수당 가산금 │ 3 │ │

├────────────┼────────────┼───────────┤

│ 직급보조비 │ 16.5 │ │

├────────────┼────────────┼───────────┤

│ 정액급식비 │ 14 │ │

├────────────┼────────────┼───────────┤

│ 명절휴가비 │ 20 │ │

├────────────┼────────────┼───────────┤

│ 시간외수당(정액) │ 11 │ │

├────────────┴────────────┼───────────┤

│ 장병내일준비적금 │ 55 │

└─────────────────────────┴───────────┘

(※ 자료 제공: 국방부)

◇ 15년 사이 병장 봉급 급증…하사 기본급과 격차 크게 줄어

이처럼 하사와 병장 간 보수 격차가 꽤 있는데도 왜 병장 봉급이 하사와 큰 차이가 없다든지, 아니면 오히려 더 많다는 인식이 퍼졌을까.

이는 병사 봉급이 최근 10여년 사이 껑충 뛰어올랐지만, 하사 기본급은 그만큼 오르지 못한 탓이 크다.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르면 병장의 봉급은 2010년 9만7천500원에서 올해 150만원으로 1천438.5% 증가했다. 쉽게 말해 15배로 불어났다.

이와 달리 하사 기본급은 같은 기간 82만5천700원에서 200만900원으로 2.5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하사 기본급 대비 병장 봉급의 비율이 2010년 11.8%에서 올해 75.0%로 올랐다.

2010년엔 병장 봉급이 하사 기본급의 9분의 1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4분의 3 수준으로까지 오른 셈이다.

병사 봉급이 크게 오른 것은 각 정부의 장병 사기 진작 정책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병사 봉급 2배 인상'이란 대선 공약에 따라 병장 봉급을 2012년 10만8천원에서 2017년 21만6천원으로 2배 올렸다.

이후 문재인 정부도 병사 봉급을 2017년 최저임금의 30%, 40%, 5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올리겠다는 대선 공약에 맞춰 인상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병장 봉급이 2018년에 87.8% 급등한 데 이어 2020년 33.3%, 2021년 12.5%, 2022년 11.1% 잇따라 인상됐다.

그 결과 2022년 병장 봉급이 67만6천100원으로 2017년 최저임금(135만2천230원)의 절반에 도달했다.

병사 봉급 인상은 윤석열 정부 때도 이어졌다. 대선 공약인 '병사 봉급 200만원으로 인상' 방침에 따라 병장 봉급이 2023년 47.9%, 지난해 25.0%, 올해 20.0% 연이어 올랐다.

이에 따라 병장 기준으로 병사 봉급과 장병내일준비적금을 더해 월 200만원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올해 달성했다.

특히 병장의 월 보수(봉급+장병내일준비적금)가 2022년 81만6천500원에서 2023년 129만8천400원(59.0%), 지난해 165만원(27.1%), 올해 205만원(24.2%)으로 최근 3년간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하사의 월 보수를 추월한 듯한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국방부는 그렇지 않아도 초급간부 지원율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병사 보수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에 초급간부들의 사기가 저하될 것을 우려해 처우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소위와 하사의 기본급을 6.6% 인상했고, 시간외근무수당 상한 시간을 지난해 월 100시간에서 올해는 GP 기준 월 200시간으로 확대했다.

군 관계자는 "초급간부 복무의지를 고취하기 위한 경제적 보상대책으로 급여 인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더불어 우수인재 획득과 유지를 위해서 중견간부의 복무여건 개선도 병행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표] 하사와 병장 봉급 추이

(단위: 원)

┌─────────┬─────────┬────────┬────────┐

│ 연도 │ 하사 │ 병장 │장병내일준비적금│

│ │ │ │ 포함시 │

├─────────┼─────────┼────────┼────────┤

│ 2010 │ 825,700 │ 97,500 │ 97,500 │

├─────────┼─────────┼────────┼────────┤

│ 2011 │ 879,300 │ 103,800 │ 103,800 │

├─────────┼─────────┼────────┼────────┤

│ 2012 │ 918,000 │ 108,000 │ 108,000 │

├─────────┼─────────┼────────┼────────┤

│ 2013 │ 950,300 │ 129,600 │ 129,600 │

├─────────┼─────────┼────────┼────────┤

│ 2014 │ 970,700 │ 149,000 │ 149,000 │

├─────────┼─────────┼────────┼────────┤

│ 2015 │ 1,017,300 │ 171,400 │ 171,400 │

├─────────┼─────────┼────────┼────────┤

│ 2016 │ 1,063,800 │ 197,100 │ 197,100 │

├─────────┼─────────┼────────┼────────┤

│ 2017 │ 1,105,100 │ 216,000 │ 216,000 │

├─────────┼─────────┼────────┼────────┤

│ 2018 │ 1,458,800 │ 405,700 │ 405,700 │

├─────────┼─────────┼────────┼────────┤

│ 2019 │ 1,610,200 │ 405,700 │ 405,700 │

├─────────┼─────────┼────────┼────────┤

│ 2020 │ 1,661,200 │ 540,900 │ 540,900 │

├─────────┼─────────┼────────┼────────┤

│ 2021 │ 1,678,100 │ 608,500 │ 608,500 │

├─────────┼─────────┼────────┼────────┤

│ 2022 │ 1,705,400 │ 676,100 │ 816,500 │

├─────────┼─────────┼────────┼────────┤

│ 2023 │ 1,770,800 │ 1,000,000 │ 1,298,400 │

├─────────┼─────────┼────────┼────────┤

│ 2024 │ 1,877,000 │ 1,250,000 │ 1,650,000 │

├─────────┼─────────┼────────┼────────┤

│ 2025 │ 2,000,900 │ 1,500,000 │ 2,050,000 │

└─────────┴─────────┴────────┴────────┘

※ 공무원 보수규정과 국방부 자료.

pseudojm@yna.co.kr

<<연합뉴스 팩트체크부는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factcheck@yna.co.kr)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