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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원유·韓 경유도 '무관세'…K-푸드·콘텐츠 수출 확대 기대
정부는 협정이 조속히 발효될 수 있도록 국회 비준 등 잔여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루이스 알베르토 하라미요 에콰도르 생산통상투자수산부 장관이 통상장관 회담을 갖고 SECA 협정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SECA는 FTA와 내용은 동일하나 환경, 노동, 공급망, 의료 등 다양한 경제협력 요소를 보완한 형태의 협정이다.
한국과 에콰도르는 2016년 처음 SECA 관련 협상을 시작했으나 입장 차이 등으로 9차례 공식 협상 끝에 2023년 10월 전체 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양국이 이날 SECA 정식서명을 완료하면서 앞으로 국회 비준 등 잔여 전차를 거쳐 협정이 공식 발효될 예정이다.
에콰도르는 중남미 유망 투자처이자 자원 부국으로 꼽힌다.
원유 매장량이 중남미 3위이며, 구리, 아연, 은 등 광물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 달러를 기본 화폐로 사용해 환율변동위험 부담과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중남미 투자·진출 거점으로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에콰도르를 교두보로 삼아 중남미 시장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번 SECA를 통해 한국은 전체 품목의 96.4%, 에콰도르는 92.8%의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시행한다.
SECA가 발효되면 현재 최대 4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는 SECA 발효 후 15년 내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다.
특히 에콰도르의 친환경 차량 지원정책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중·소형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5년 안에 35%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해 한국 자동차 기업의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경쟁국인 중국의 경우 자동차 관세를 20년 내 철폐하기로 했고, 일본과는 FTA를 맺지 않은 상태여서 한국이 보다 유리한 시장 접근 여건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화장품(관세율 20%·10년 내 관세 철폐)을 비롯해 라면(30%·10년), 김(5%·5년), 건강음료(20%·7년), 배(15%·즉시) 등 중남미에서 주목받는 'K-푸드'에 대한 관세도 차례로 철폐한다.
에콰도르의 개발·복지 정책으로 수요가 높아진 건설중장비(5%·10년), 의약품(5%·즉시), 의료기기(5%·5년) 등 시장도 개방한다.
한국의 최대 수입품인 원유(3%·10년)와 최대 수출품인 정제유(10년·5년)를 상호 개방함으로써 수출입이 동시에 활성화될 전망이다.
에콰도르는 남미 3위 원유생산국임에도 정유시설이 부족해 연간 66억달러 규모의 휘발유·경유를 수입하고 있다.
에콰도르의 온라인 게임, 유통, 건설, 영화·음반 등 서비스 분야도 개방해 'K-콘텐츠' 수출 및 중남미 확산을 꾀한다.
공공사업 참여 및 온라인 시장, 무역기술장벽 등 분야에서도 현지 거주요건 완화, 데이터 이전 허용, 기술 규정 개정 시 유예기간 의무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해 국내 기업의 진출을 돕는다.
에콰도르의 관심 품목인 농·수·임산물의 경우 대부분 인접한 중남미 국가들과 이미 체결한 FTA 범위 내에서 개방이 이뤄진다.
이 가운데 에콰도르산 새우는 국내 업계 보호를 위해 일정 물량에 한해 제한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TRQ)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SECA 체결을 통해 양국 기업이 수출 확대 및 시장 다변화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고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