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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사수"…한림대춘천성심병원 전진평 교수팀, 뇌출혈 진료 포켓가이드북 출간

기사입력 2025-09-05 14:34


"골든타임 사수"…한림대춘천성심병원 전진평 교수팀, 뇌출혈 진료 포켓가이…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전진평 교수팀(연구책임자)이 강원도 내 3개 의료기관(강원대학교병원 전효섭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김종연 교수·강릉아산병원 양구현 교수)과 공동으로 집필한 강원특별자치도 의료취약지 의료진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 활용 '뇌출혈 진료 포켓가이드북'을 최근 출간했다.

이 가이드북은 강원도 내 의료 취약지역 응급실 등 뇌출혈 비전문가 의료진의 뇌출혈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2023년부터 총 3년에 걸쳐 제작됐다. 국내 최초로 응급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전형 임상 지침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뇌출혈은 뇌혈관 파열로 발생하는 치명적인 응급질환으로 단 몇 분의 지연이 생존율과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는 고령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생활 습관 변화로 뇌출혈 발생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은 전문 신경외과 의료진과 치료 인프라가 부족해 응급실에서 초기 대응이 원활하지 않다. 정맥로 확보, 수액 선택, 기도 관리 등 기본 응급 처치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고, 기존 지침만으로는 현장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워 실전형 가이드 마련이 절실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 취약지역에서도 표준화된 진료가 가능하도록 포켓가이드북을 개발했다. 이 가이드북은 뇌출혈 환자를 처음 접하는 지역 의사·간호사 등 비전문가 의료진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신경외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현장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처치를 지원하도록 구성됐다.

가이드북은 뇌출혈 환자 혈압 조절, 약물 투약 방법(요약), 약어집, 치료 권고 사항 등 총 40페이지로 구성 돼있으며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솔루션을 결합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반 CT 자동 판독과 거점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와 연결되는 시스템을 제시하여, 초기 진단의 정확성과 속도를 함께 확보할 수 있게 했다. 둘째, 모든 의료진을 위한 현장 실용성을 강화했다. 특정 직군에 한정되지 않고 뇌출혈 진료에 참여하는 모든 의료진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즉 이번 가이드북은 기존의 뇌출혈 가이드라인과 다르게 응급 현장에서 누구라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서로 설계됐다.

내용 면에서도 현장 친화성이 두드러진다. 가이드북은 의료진들의 임상 경험과 인공지능 기술, 그리고 간호실무 전문성을 결합하여 개발됐다. 특히 간호사 출신이자 한림대학교 인공지능융합학과 석사과정 중인 김서영 대학원생(지도교수 원동옥)이 참여하여 간호실무 관점의 환자 모니터링과 처치 과정을 상세히 담아 실용성을 강화했다. 기도 관리, 혈압 조절, 항경련제 투여, 뇌압 상승 대응 등 응급 상황별 처치 기준을 단계적으로 제시했고, 약물별 희석액, 농도, 주입 속도, 금기 사항까지 구체적으로 담았다.


연구책임자인 전진평 교수는 "이번 가이드북은 독립된 지침서이면서 동시에 인공지능, CT 판독 시스템, 원격 협진 네트워크, 환자 이송 플랫폼 등과 함께 개발된 디지털 솔루션의 일부이기도 하다"며 "의료진이 지침을 찾는 시간을 줄여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현장 대응 속도와 정확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 환자의 생존율과 직결되는 성과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지난 20여 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의료진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집필했다"며 "강원도를 넘어 군 의료체계와 도서 지역 등 전국으로 확산하여 환자 안전 강화와 의료격차 해소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과 한림대학교의료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미국, 일본, 영국, 몽골 등 해외 전문가와 협력해 영문판 가이드북을 제작 중이며, 향후 각국 언어로 번역하여 출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제적인 표준화된 응급 뇌출혈 진료 체계 구축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편 전진평 교수는 씨어스테크놀로지·퍼플에이아이와 협력해 개발한 뇌출혈 원격협진 AI 솔루션을 강원도 의료현장에 도입,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에 힘쓰고 있다. 전진평 교수는 "중증질환을 담당하지 못하는 지역에서도 환자가 동등한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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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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