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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가 일본차보다 비싸지나…현대차 美인베스터데이에 관심

기사입력 2025-09-15 16:19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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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차관세 15%로 낮아져…합의이행 이견에 한국 인하시점 오리무중

가격 역전에 하이브리드차 시장서 韓 타격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후속 조치를 두고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앞서 일본이 자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를 15%로 낮추게 됐다.

한국도 지난 7월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미국과 합의했으나 미국이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이를 적용하지 않아 미국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산에 비해 비싸지는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가격 역전은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이 55%에 달하는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현대차, 기아 등에 큰 타격을 줄 것이 명약관화해 오는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현대차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어떤 대응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15일 통상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미국의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30일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對) 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천500억달러(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것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 합의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두고 이견을 벌어지면서 한국 정부가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를 우선 추진하기에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오는 16일부터 일본에 대한 미국의 자동차·부품 관세가 15%로 낮아져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산에 비해 비싸지는 가격 역전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 자동차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으로 기본 관세(2.5%)가 적용된 일본·유럽산 자동차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자랑한 바 있다.

이러한 가격 역전은 최근 판매 비중이 커지고 있는 고수익 차종인 하이브리드차(HEV)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등 한국 완성차업체들에 가장 큰 타격을 안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미국 내 판매 시작 가격이 2만5천450달러(3천500만원)으로, 경쟁차종인 도요타의 코롤라 하이브리드(2만8천190달러·3천900만원)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일본에 부과되는 자동차 관세가 한국(25%)보다 10%포인트 낮아질 경우 코롤라 하이브리드 가격은 2만4천700달러(3천400만원)까지 내려가 아반떼 하이브리드보다 싸지게 된다.

그동안 한국 차가 누리던 가격경쟁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안 그래도 일본 차 비중이 50% 넘는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또 현대차그룹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일본,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가 15%로 낮아졌는데도 한국에 대한 자동차 관세는 25%가 유지될 경우 현대차,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2조2천억원, 1조3천억원가량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기아는 이미 올해 2분기 미국 관세 여파로 합산 1조6천억원의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첫 외국인 CEO(호세 무뇨스)를 영입한 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여는 인베스터데이에서 어떤 대응 전략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현대차가 오는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최하는 2025년 인베스터데이의 관전 요소는 관세 대응과 하이브리드차 전략으로 정리된다.

특히 관세 인하 지연에 따라 올해 수익성 가이던스를 하향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포함한 거점별 하이브리드차 생산계획과 미국 판매전략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에 있어 일본은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만큼 일본보다 높은 관세에 직면한 것은 또 다른 위기"라며 "자동차는 한국의 전략산업인만큼 관세 인하의 빠른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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