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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세포 노화를 직접 겨냥해 당뇨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되는 펩타이드 'MOTS-c'가 췌장 베타세포의 노화를 억제하고 기능을 지켜줌으로써, 사람 췌도 세포(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 등을 포함하는 세포 집합체)와 제1형·제2형 당뇨병 모델에서 혈당 조절 개선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이번 성과는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팀(제1저자 공병수 박사)은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발현되는 펩타이드 MOTS-c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MOTS-c는 2007년 서울대병원과 일본 도쿄노인종합연구소의 공동 연구에서 처음 발견된 물질로, 수명과 당뇨병 발병 위험 조절과 관련된 영역에서 유래됐다. 이후 포도당 대사 조절 기능은 알려졌지만, 췌장 베타세포 노화와 당뇨병 진행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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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으로 기전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MOTS-c가 췌도 세포의 mTOR 신호 경로와 아스파르트산-글루탐산 대사 경로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두 경로는 세포 성장과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상이 생기면 세포 노화를 촉진한다. MOTS-c는 이러한 경로를 정상화해 세포 노화를 억제하고 기능을 유지했으며,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췌장 베타세포 노화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조영민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이번 연구는 췌도 세포 노화가 당뇨병의 중요한 병리 기전임을 다시 확인하고, 미토콘드리아 유래 펩타이드 MOTS-c가 항노화 치료제 후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향후 MOTS-c 연구가 확대된다면 노인성 당뇨병뿐 아니라 다양한 대사질환 관리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 12.9)' 최신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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