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팔 불편한 中 관광객, 바다에 빠진 日 여성 구조…"영웅에게 경의"

기사입력 2025-09-29 08:37


한 팔 불편한 中 관광객, 바다에 빠진 日 여성 구조…"영웅에게 경의"
사진출처=넷이즈닷컴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일본에서 팔이 불편한 중국인 남성이 바다에 빠진 일본 여성을 구해 화제다.

중국 매체 넷이즈닷컴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시안 출신의 54세 남성 양 모씨는 지난 16일 아내와 함께 일본 시즈오카현의 관광 명소인 조가사키 해변을 찾았다.

누군가 바다에 빠졌다는 소리를 들은 그는 물에 얼굴을 위로 한 채 떠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당시 절벽은 거의 수직에 가까워 내려가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양씨는 구조에 나섰다.

특히 최근 쇄골 수술을 받은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해변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다리가 떨렸다. 근처 다리에서 사람들이 '가지 마, 너무 위험해'라고 외쳤지만,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장 관리인이 구명튜브를 던졌지만 강풍에 휘말려 멀리 날아갔고, 주변 관광객들은 빈 생수병을 넣은 대형 비닐봉지를 즉석에서 부력 장치로 만들어 물에 던졌다.

그럼에도 여성이 점차 얼굴을 아래로 향하며 물속으로 가라앉자, 양씨는 물에 뛰어들어 그녀의 머리와 어깨에 해당 비닐봉지를 받친 뒤, 배영으로 해안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강한 역류와 미끄러운 바위로 인해 육지에 오르기는 쉽지 않았다. 왼팔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그는 여성의 머리카락을 입에 물고 바위를 기어올랐다. 이후 현지 구조대원 2명이 도착해 여성을 구조선으로 옮겼고, 양씨도 탈진 상태에서 구조됐다.

양씨는 "근육이 굳고 마비된 느낌이었다. 절벽을 오르려 했지만 힘이 다 빠져 포기했다"면서 "당시엔 아무 생각 없이 생명을 구하는 것만이 우선이었다. 구조 후엔 마치 마라톤을 완주한 듯 완전히 탈진했다"고 밝혔다.

바위를 오르며 왼팔에 상처를 입은 그는 여성이 일본인이라는 것만 알뿐 어떤 이유로 빠졌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정말 용감하다.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런 선행은 널리 알려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향한 본능적인 용기와 국경을 초월한 인간애에 박수를 보낸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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