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솔루스첨단소재 글로벌 전지박 소송전…11월 美 재판 주목

기사입력 2025-10-09 09:16

[SK넥실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솔루스첨단소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독자 기술" vs "보편 기술"…갈등 장기화에 산업 악영향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을 둘러싼 SK넥실리스와 솔루스첨단소재 간 법적 분쟁이 미국, 유럽, 한국 등 전방위로 확산하며 격화하는 양상이다.

소송 결과가 향후 배터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오는 11월 미국 법원의 1심 재판이 분쟁의 향방을 가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2023년 11월 미국에서 솔루스첨단소재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뒤 추가 청구를 포함해 총 5건의 특허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또 솔루스첨단소재가 전지박 제조 과정에서 핵심 기술인 첨가제 배합, 전해액 운전 조건, 드럼 관리 방식을 무단 사용했다며 영업비밀 침해 주장까지 소장에 포함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SK넥실리스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SK넥실리스의 특허는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선행 제품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원천적 무효라는 입장이다.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대해서도 "SK넥실리스가 시장에 진출하기 전부터 이미 범용적으로 사용된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법원이 최근 솔루스첨단소재가 제출한 선행 제품을 증거로 채택하면서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를 무기로 특허 무효를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측의 법정 다툼은 한국과 유럽으로도 확산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한국에서 8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이 가운데 4건은 지난 8월 특허심판원에서 무효 판정을 받았다.

SK넥실리스는 반대로 유럽 통합특허법원(UPC)에 특허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고, 솔루스 계열사의 유럽 내 제품 판매 중지와 재고 회수·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분쟁은 단순한 특허 다툼을 넘어 배터리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전략적 싸움이라는 평가다.

동박은 배터리 성능과 생산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기술 우위 여부가 곧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11월 미국 재판이 첫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허 독자성이 인정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SK의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지만, 솔루스첨단소재가 보편성을 입증할 경우 SK의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앞서 SK넥실리스(구 LS엠트론)는 2012년 대만 기업을 상대로 동박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특허무효 심판을 거친 끝에 SK넥실리스 특허가 유효로 확정된 바 있다.

당시 갈등은 대만 기업이 SK넥실리스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봉합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이 제품의 성능을 크게 가르는 만큼 각 사가 어떻게 논리를 펼쳐갈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동박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갈등이 장기화하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riter@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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