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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장'에도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은행주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3분기 실적을 선방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제 개편안 등 정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점차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RX 은행지수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카카오뱅크,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iM금융지주, 제주은행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인해 은행권이 공통으로 가계대출 성장이 제한받는 상황이어서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수세가 모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우량하고 안정성 높은 현금흐름 자산으로서의 이점이 여전히 유효하나 단기적으로 자본수익(capital gain) 측면의 기대 요인이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은행업의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부합할 것으로 보면서 배당 등을 고려하면 은행주의 성장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4대 시중은행의 마진이 잘 방어되고 있고 원화 대출 성장도 예상을 상회한 데다가 대손비용은 감소했다는 점에서 3분기 실적 선방을 점치고 있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오히려 가계대출의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강도 높은 규제가 2년 넘게 이뤄지고 있어 은행들은 가격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면서 "가감금리 조정이 있긴 하나 실질적 대출금리는 2년간 하락 폭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은행주들의 총주주환원율 우상향 기대를 유지한다"며 "이미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상 보통주자본비율(CET1) 타깃 대비 여유가 있거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7월 31일 발표한 2025년 세제 개편안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을 포함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김지원 연구원은 "배당 성향 상향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며 과거 10년 평균 밴드(범위) 기준으로 은행업종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은행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KB금융은 7월 실적 발표에서 감액배당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확정은 아니나 이미 검토를 언급한 만큼 도입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며 "더불어 내년 자본정책 조정을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도 적용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에 KB금융 목표주가를 15만5천원으로 상향했다.
e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