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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대두 수입량은 1천290만톤(t)으로 9월 기준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1∼9월 누적 기준으로는 8천618만t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중국 농업 컨설팅 업체인 베이징오리엔트농업의 마원펑 선임 분석가는 글로벌타임스에 "중국 기업들은 미중 무역 갈등 고조에 따른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화 전략을 구사해 대두 구매를 늘려왔다"면서 "탄탄한 공급량은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에 대두를 공급할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마 분석가는 "브라질은 대두 생산 여건이 좋고 최근 몇 년간 생산량을 늘려왔기 때문에 해외 구매자들에게 1억t 이상의 대두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브라질곡물수출협회(ANEC)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10월 브라질은 약 1억200만t의 대두를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23년 연간 수출규모(1억100만t)를 웃도는 수치다.
글로벌타임스는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올해 들어 브라질산 대두의 79%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고 ANEC의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식용유와 사료용 대두 수요가 많은 중국은 지난해 1억503만t의 대두를 해외에서 사들였다. 이는 중국 내 생산량(2천65만t)의 5배에 달하는 양이다.
중국은 최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로 수입선을 빠르게 전환하면서 중국을 주요 수출국으로 뒀던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대두 수입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0%에서 지난해 12%로 감소했으며, 브라질의 비중은 같은 기간 14%에서 22%로 늘었다. 중국은 올해 가을 미국의 대두 수확분을 현재까지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중국을 대체할 수요처를 찾기 어려운 만큼, 대두 주요 생산지인 미 중서부를 지지 기반으로 둔 트럼프에게는 이런 상황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중 무역 협상은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열릴 가능성이 큰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긴장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대응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이 결렬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쇼셜에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적으며 유화적 태도로 선회했고, 같은날 이스라엘로 가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도 취재진에게 '대중 100% 추가 관세' 계획과 관련해 "11월 1일은 나에게 아주 먼 미래와 같다"며 예고한 시점 전까지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hjkim0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