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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中에 농축산물 수출 원해…中도 관계개선 신호
3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31일 한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경주에 머무는 두 정상이 별도의 양자 회담을 통해 관계 회복을 타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 시절인 2017년 이후 양국 정상 간의 첫 공식 회동으로, 적대관계에 있던 양국이 해빙 국면을 알리는 중대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국과의 관계 회복은 카니 총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WSJ은 짚었다.
캐나다는 철강과 알루미늄, 목재 등 자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할 다른 수출 시장이 필요하다.
중국에 캐나다산 유채씨유(카놀라유), 돼지고기, 수산물 등 식품을 저율 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면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서 숨통이 트이게 된다.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캐나다 온타리오주(州)가 후원한 관세 반대 TV 광고에 격노해 캐나다와의 협상을 결렬시킨 후라 중국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카니 총리는 지난 27일 APEC 참석을 앞두고 "중국은 우리의 두 번째로 큰 교역 동반자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라면서 대중 관계에서의 실용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현존 글로벌 체제 측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행위자 중 하나이며, 우리가 7년간 한 번도 고위급 접촉을 안 한 나라"라면서 러브콜을 보냈다.
중국도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계기로 캐나다와 화해하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왕디 주캐나다 중국 대사는 오타와주 언론 힐 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은 항상 캐나다를 친구이자 동반자로 여기며, 캐나다와 함께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있는 싱크탱크 '중국세계화센터'의 왕후이야오 센터장은 "양국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가하는 동일한 압박과 제재, 동일한 전술과 제한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들이 많은 공통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는 캐나다가 2018년 미국의 요청으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한 이후 냉랭해졌다.
중국이 중국계 캐나다인 정치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2023년에는 양국이 상대 외교관들을 맞추방하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중국이 2021년 캐나다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캐나다는 작년 8월 중국산 전기차에 100%,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올해 3월 카놀라유 등 캐나다산 농축산물에 25∼100%의 맞불 관세를 매겼다.
캐나다가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에 손을 내밀었지만 통상 문제의 복잡성 때문에 결과가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전기차에 부과된 관세 인하를 원하는데, 캐나다 입장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피해를 감수하면서 농민의 이익을 지킬 것인지 딜레마가 생긴다.
또 미국과 계속 협상해야 하는 상황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중국과 큰 거래를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