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팩트시트' 보면 동맹의 미래가 보인다…어떤 내용 담기나

기사입력 2025-10-31 13:19

(경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0.29 superdoo82@yna.co.kr
내달 4일 SCM 전에는 도출될듯…국방비 인상, 농축·재처리 권한 등 핵심의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기존 합의 수준에서 다뤄질 듯"

(경주=연합뉴스) 김철선 김지연 기자 = 한미 양국이 조만간 발표할 '팩트시트'에는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한 관세와 안보 분야 합의사항이 담긴다.

안보 분야는 지난 8월 말 첫 정상회담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29일 두 번째 정상회담 논의 내용을 반영하는 막판 조율작업이 거의 마무리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팩트시트는 관세 문제에 대한 추가 협의를 거쳐 늦어도 내달 4일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전까지는 공개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상 차원에서 맺은 첫 번째 안보합의로, 양국이 추진하는 한미동맹 현대화의 구체적 방향성을 보여주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보와 관세 분야 팩트시트를 조만간 함께 발표할 분위기"라며 내달 4일 서울에서 열리는 SCM 전에 발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팩트시트에 담길 안보 사항에는 국방비 증액과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정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에 대한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현재 한국은 한미 원자력협정 규제로 미국과 서면 합의를 통해서만 우라늄을 20% 미만으로 농축할 수 있다. 재처리는 핵확산 위험이 덜한 '파이로 프로세싱'이라는 신기술을 통해 가능하지만, 이 기술은 실질적 진전이 없는 상태다.

팩트시트에선 한미 원자력협정 자체를 개정한다는 표현 대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필요성에 양국이 공감하고 이를 위해 협력한다는 방향성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한미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꺼내 미국으로부터 승인받아낸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추진 문제도 팩트시트에서 문서화 될지 관심이다.

다만 문안 조율 등 실무 절차를 고려할 때 핵추진잠수함 문제는 이번 안보 분야 팩트시트에 담기기보단 별도의 협의 채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동맹비용 분담' 차원에서 요구해온 국방비 인상 문제도 포함된다.

한미는 늦어도 2035년까지 한국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늘리는 방향에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다.

국방부는 매년 8% 정도씩 국방비를 늘려 2035년 이전에 미측이 요구해온 국방비 GDP 비중 3.5%를 달성한다는 계획으로, 곧 발표될 팩트시트에도 이 같은 방향성이 담길 전망이다.

미국이 대중 견제를 위해 추구하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정책은 한미 양국이 2006년 합의했던 원론적 수준으로 문안에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미가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하고, 미국은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외교 소식통은 "기존 주한미군의 임무와 역할을 재확인하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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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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