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소아 모야모야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생체지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소아 모야모야병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특별한 원인 없이 점차 좁아지는 만성 진행성 뇌혈관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면서 부족한 혈류를 보충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미세혈관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파열되면서 뇌경색·뇌출혈 등 소아 뇌졸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모야모야병 확진은 뇌혈관 조영술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검사 전 진정이나 마취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소아 환자의 부담이 컸다. 최근 뇌척수액이 중추신경계 질환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유용한 자원으로 주목받았으나, 실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모야모야병 환자군(104명)과 대조군(14명)의 뇌척수액 내 단백질을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2천400여개의 단백질이 확인됐으며, 그중 8개가 환자군에서 높게 발현됐다.
추가 분석에서는 신경세포 성장과 연관된 단백질인 'SLITRK1'의 농도가 환자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신경세포가 모야모야병 진행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이와 함께 모야모야병 환자의 예후 예측을 돕는 단백질도 발견했다.
수술 전에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에겐 'BASP1', 'LDH' 단백질 발현 강도가, 수술 결과가 좋은 환자에게서는 'CD9', 'EMILIN1' 단백질 발현 강도가 각각 높았다.
김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척수액에서 소아 모야모야병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한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며 "새롭게 규명된 모야모야병 예후 예측 지표는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서울대병원 연구기금,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뇌졸중 분야 권위지 '임상 뇌졸중 연구'(Translational Stroke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