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자녀의 키 성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상생활 속 중금속 노출이 성장장애와 연관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혜·신민원 교수 연구팀과 순천향대학교 순천향의생명연구원 연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체내 납·비소·수은 농도와 특발성 저신장 및 성장호르몬 결핍증 간 관련 양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저신장으로 진단받은 아동 24명(특발성 저신장 13명, 성장호르몬 결핍증 11명)과 정상 대조군 아동 12명 등 총 36명을 대상으로 혈액 및 소변 내 9가지 중금속 농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혈중 납(Pb) 농도가 높은 어린이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키가 작은 '특발성 저신장(ISS)'의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또한 소변 내 비소(As) 농도가 높은 어린이에서도 저신장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소변 내 수은(Hg) 농도가 높은 어린이는 '성장호르몬 결핍증(GHD)'의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납은 낡은 페인트나 오염된 먼지 등을 통해 노출될 수 있고, 비소는 오염된 지하수나 일부 식품을 통해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 무기수은 산업 활동 등으로 인해 공기 중에 존재할 수 있어 생활환경 전반에서 노출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성장기 아동은 체중 대비 섭취량이 많고 바닥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특성상 중금속 노출 영향을 더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혈액 속 엑소좀 마이크로RNA 분석을 통해 중금속이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물학적 기전의 단서도 제시했다. 납 노출이 높거나 특발성 저신장 어린이에서 'hsa-miR-4488'이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반면 비소·수은 노출이 높거나 성장호르몬 결핍증 어린이에서 'hsa-miR-4516'과 'hsa-miR-133a-3p'가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마이크로RNA 변화가 성장판 연골세포의 증식 및 뼈 형성 과정, 성장호르몬 및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 신호 전달과 연관된 경로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혜 교수는 "아이 키 성장은 유전·영양·수면·호르몬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이번 결과는 생활환경 노출 요인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외출 후 손 씻기, 물걸레 청소로 실내 먼지 관리하기, KC 안전인증을 통과한 어린이용품 선택하기 등이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중금속 노출이 임상적으로 진단되는 성장장애와도 관련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대상자 수가 적은 단면 연구로, 향후 더 큰 규모의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