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남매' 이상수(삼성생명·세계62위)-박영숙(KRA한국마사회·세계78위)가 은메달을 확보했다. 지난 5월 파리세계선수권 혼합복식 4강에서 왕리친-라오징웬 조를 꺾고 은메달을 목에 건지 두달만에 또다시 또 만리장성을 넘었다. 승리의 비결은 '중국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이었다.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속행된 제21회 부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4강전에서 이상수-박영숙조는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조 얀안(세계12위)-주율린(세계5위)조를 세트스코어 4대3(11-5, 7-11, 11-7, 11-13, 11-8, 10-12, 11-7)으로 돌려세웠다. 매세트 대접전을 펼쳤지만 세계2위의 자신감에 단단한 팀워크로 똘똘 뭉친 이상수-박영숙조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경기 후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2000년대 이후 중국이 독식해온 국제대회에서 한국 남녀단식, 복식을 통틀어 만리장성을 2번 연속 넘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첫번째 세계선수권에선 '백전노장' 왕리친조를 상대로 완승했다. 두번째 아시아선수권에선 중국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겨냥해 키우고 있는 차세대 에이스 조합을 보란 듯이 꺾었다.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세계 최강 중국을 잇달아 꺾어낸 비결은 자신감과 패기였다. "심리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중국, 대만 다 똑같다고 생각했다. 그냥 많은 팀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준비한 것만 100% 보여주자고 했다."(이상수) "중국이라고 먼저 기죽어 들어갈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지난 세계선수권을 통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생겼다."(박영숙)
지난 3월 대표팀 발탁 후 3개월째 호흡을 맞춰온 이들은 아시아선수권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다시 뭉쳤다. 세계선수권 준우승 후 심리적 부담은 오히려 더 커졌다. 세계2위가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실수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도 컸다. 엄습해오는 불안감을 독한 훈련량으로 떨쳤다. 오른손잡이 이상수의 포어드라이브, 왼손잡이 박영숙의 백드라이브는 환상의 하모니를 이뤘다. 서로를 믿었다. 틈날때마다 대화를 나누며 손발과 마음을 하나로 맞춰냈다. 잘되는 팀은 다 이유가 있다. "초반에 잘 안풀렸는데 파트너 상수가 잘 받쳐줬다."(박영숙) "누나가 대화를 통해 잘 다독여줬다."(이상수) 꿈의 결승무대에 오른 후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5일 오후 6시 펼쳐질 결승전은 한일전이다. 중국의 판젠동-첸멍조를 이기고 올라온 일본의 니와 코키(세계19위)-히라노 사야카(세계32위)조와 금메달을 다툰다. 두달전 파리에서 놓친 통한의 금메달을 이번에는 기필코 목에 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