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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은 특별하니까.'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지난달 19일 2016 말레이시아 마스터즈 배드민턴그랑프리골드부터 시작된 2016년 국제대회 시즌에 부지런히 출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대회 이후 곧바로 열린 2016 인도배드민턴그랑프리골드에 이어 설 연휴를 반납한 채 2016 태국마스터즈배드민턴그랑프리골드(8∼13일)와 2016 아시아남녀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인도·15∼21일)에 출전하는 등 강행군이다.
이들 대회에는 성지현 배연주(이상 여자단식), 김사랑-김기정(남자복식), 정경은-신승찬 장예나-이소희(이상 여자복식) 등 리우올림픽 출전이 예상되는 한국 에이스들이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유연성-이용대는 지난 1월 초 말레이시아의 배드민턴 클럽간 이벤트 대회인 '퍼플리그'에 초청받아 다녀온 뒤 줄곧 태릉선수촌을 지키고 있다. 2월까지 4개 국제대회를 건너뛴 뒤 3월 들어 연달아 열리는 독일오픈(1∼6일)과 전영오픈(8∼13일)부터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유연성과 이용대에게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 등 무슨 문제가 발생해서 그런 게 아니다.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1순위로 주목받는 세계 최강을 특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다.
10일 현재 유연성-이용대의 올림픽 랭킹포인트는 9만980점으로 2위 헨드라 세티아완-모하마드 아산(인도네시아·7만1007점)에 비해 무려 2만점 가까이 높다. 점수 차가 워낙 큰 부동의 1위인 까닭에 오는 4월까지 펼쳐지는 올림픽 랭킹포인트 레이스에서 추월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올림픽에서 톱 시드를 배정받는 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다른 국내 선수들은 남은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며 올림픽 랭킹포인트를 올려야 가능한 유리한 시드를 받을 수 있다. 이득춘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은 "유연성-이용대의 경우 비중이 크지 않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피로 누적을 감수하는 것보다 선수촌에 남아 그들 페이스대로 훈련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포인트를 워낙 많이 쌓아놓은 덕분에 누릴 수 있는 여유다. 랭킹 포인트에 여유가 많은데 국제대회에 괜히 무리하게 출전했다가 뜻밖의 부상이라도 하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 감독은 유연성-이용대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감안했다.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텃세를 무시할 수 없다. 흔히 동남아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편파 판정, 불리한 대회운영 등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적인 장애물을 만나기 일쑤다. 특히 중국의 비신사적인 행위는 배드민턴계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복식조를 새로 바꿔 올림픽에 최대한 많은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불이익으로 인해 유연성-이용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국의 메달 전략에 도움이 안되는 것은 자명하다. 차라리 국내에 남아 차근차근 체력을 늘려가는 게 장기적인면에서 유리하다.
유연성-이용대가 3월부터 가동하더라도 오는 4월 중국서 열리는 마스터즈그랑프리골드에는 출전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별 관리 대상 유연성-이용대의 '개점휴업'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