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무승부와 다득점 우선제도의 상관관게

기사입력 2016-05-02 20:29



예상대로다.

'절대 2강' 서울과 전북이 치고 나가고 있다. 서울은 승점 19점으로 1위, 전북은 16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성남(승점 15)이 뒤쫓고 있다. 4위부터는 빽빽하다. 4위 상주(승점 11)부터 10위 수원FC(승점 8)까지 승점차는 3점에 불과하다. 한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친다. 순위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눈에 띄는 특징이 있었다. 무승부 숫자가 많다는 점이었다.

8라운드, 48경기를 치른 현재 무승부는 총 18경기. 전체의 37.5%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17경기·35.4%)과 비슷했지만 재작년(15경기·31.3%)과 비교하면 무승부가 늘었다. 수원 형제들이 무승부 증가의 주범들이다. 수원은 8경기에서 무려 6번을 비겼고, 수원FC도 5경기나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은 단 1패, 수원FC는 2패 밖에 기록하지 않았지만 순위가 각각 7위, 10위에 머문 것은 무승부가 많았기 때문이다. 전북도 4차례나 무승부 경기를 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무승부 경기가 늘어난 이유가 무엇일까. 무승부 경기 기록을 찾던 중 묘한 흐름을 발견했다. 0대0 무승부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올 시즌 무승부 경기는 단 4차례에 불과했다. 48경기 중 8.3%다. 지난해 같은 기간 0대0 무승부는 6경기(12.5%), 재작년에는 8경기(16.7%)에 달했다. 0대0을 제외한 무승부가 늘어났다는 점은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올 시즌 무승부 경기 중 후반 35분 이후 동점골이 터진 경기는 8경기나 된다. 추가시간 터진 동점골 경기도 4경기에 달한다. 수원은 올 시즌 극장 경기의 최대 피해자다. 뒷심부족으로 3번이나 후반 35분 이후에 동점골을 내줬다. 감독들은 피가 마르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재밌는 무승부다.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승부가 이어지는데에는 프로축구연맹이 올 시즌 도입한 다득점 우선제도도 한 몫했다. 순위 결정시 골득실보다 다득점이 우선한다. 그러다보니 막판으로 갈수록 실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안전한 경기운영보다 골을 넣겠다는 모험적인 경기운영을 하는 팀이 늘어났다. 당연히 골도 늘어났다. 평균 득점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8라운드를 기준으로 평균 득점이 2014년 2골, 2015년 2.3골이었지만 올해는 2.5골이나 된다.

적어도 올 시즌 무승부는 '재미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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