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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만 통과한다면 메달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비록 올 시즌 기록이 세계 6위권이었지만 경험과 관록의 힘을 믿었다. 각종 악재에도 '즐겁게'라는 말을 끊임없이 되내이며 긍정 마인드를 주입했다.
6위로 불안한 위치에 자리한 박태환은 마지막 7조에서 무려 5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결선행에 성공하며 결국 10위로 밀려났다. 박태환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예선에 최선을 다하려 했다. 긴장해서인지 막판에 처졌다. 스퍼트도 아쉬웠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기분이 왔다 갔다 한다. 어떤 마음인지도 모르겠다"며 "어렵게 기회를 얻었는데 올림픽에서 결승에 나가지 못했다는게 와닿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자유형 400m는 박태환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종목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데 이어 2010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실격 파동' 속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공백이 다소 길었지만 분명 경쟁력이 있었다. 맥 호튼(호주), 재거, 제임스 가이(영국) 등 막강 신예들이 등장했지만, 압도적인 기록은 아니었다. 기복도 심했다. 박태환의 노민상 전 대표팀 감독도 "5파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경험이 풍부한 박태환이 이대로 물러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예선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스타트는 가장 빨랐지만, 뒷심이 부족했다'는 경기 결과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박태환의 지난 2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재능은 여전하지만 '본인의 실수'든 '어른들의 잘못'이든 그 재능을 100% 살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던 결과였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