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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은 왜 수영을 못할까'
흑인 부모는 대부분 수영을 못한다. 수영을 못하니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혹시 우리 아이들이 물에 빠지면 어떻게 하나'란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다.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에 대한 두려움이 오히려 아이들을 익사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흑인 부모는 왜 수영을 못할까. 돈이 없어서? 집에 수영장이 없어서? 흑인특유의 헤어스타일이 염소처리된 물에 닿는게 두려워서? 어느 정도 이유는 되지만 부분적일 뿐이다.
지난 1920~30년대와 1950~60년대 두차례에 걸쳐 미국에서는 수영이 큰 인기를 끌었다. 첫번째 붐이 일었을 때 각 커뮤니티에 2000개여개의 수영장이 지어졌다. 하지만 흑인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백인의 몽니로 출입할 수 없었다. 인종차별로 인한 폭동이 있었던 1960년대 이후 흑인을 위한 수영장이 지어졌다. 하지만 1m 깊이에 12m 길이로 규모가 너무 작았다. 이러한 인종차별 속에 미국 사회에서 수영은 어느덧 '화이트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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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한국시각) 리우올림픽 여자 자유형 100m에서 미국 수영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딴 흑인 선수인 시몬 마누엘(20)의 우승 소감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녀는 시상대에서 미국 국가가 울려퍼지자 참고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증조할아버지의, 그리고 단지 과거일 수만은 없는 흑인 탄압사의 아픔이 시몬의 눈물 속에 집약돼 있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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