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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46분의 혈투가 막을 내리는 순간 '베테랑 깎신' 주세혁(36·삼성생명)의 입에선 아쉬움의 탄식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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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주세혁은 뿌리깊은 나무였다. 2003년 파리세계선수권 남자단식 준우승 이후 13년간 줄곧 정상권을 지켰다. 수년째 자가면역질환인 '희귀병' 베체트병을 앓고 있지만 견디고, 또 견뎠다. 베체트병은 4년 전 런던 대회 직전 찾아온 발목 통증이다.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불쑥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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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식은 올림픽 무대에서 폭풍 성장했다. 세계 톱 랭커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았다. 장기인 백드라이브는 견고했다. 연결력에 치중하는 약한 탁구로 폄하됐던 그의 탁구가 강해졌다. 거침없는 선제공격이 탁구대를 뒤흔들었다. 미래가 더 기대된다.
정영식은 "첫 올림픽이었다. 패기 넘치게 하고자 했는데 메달을 따지 못한 게 아쉽다. 사실 첫 대회라 너무 흥분해 스스로 바보같다는 생각도 했다"며 "기회만 잡는다면 중국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에는 세혁이 형에게 많이 의지했지만 2020년 도쿄 대회 때는 나머지 두 선수가 내게 의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3회 연속 메달 획득 목표를 이뤄내지 못한 만큼 꼭 이뤄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노메달'의 아픔은 컸다. 하지만 남자 탁구는 리우 대회를 통해 세대교체를 이루는 수확이 있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