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값진 4위' 손연재 "결과 떠나 내 자신 이겨 기쁘다"

기사입력 2016-08-21 06:29


손연재.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결과를 떠나 내 자신을 이겨 기쁘다."

손연재(22·연세대)의 표정 밝았다. 메달 실패의 아쉬움 보다는 그동안 짓눌렀던 압박감에서 탈출한, 무엇보다 4년 간 준비했던 모든 것을 완벽히 소화한 후련함이 더 큰 듯 했다. 손연재는 21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볼-곤봉-리본 총합 72.898점을 기록, 전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런던올림픽 보다 한단계 올라서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손연재는 첫 번째 세션인 후프 종목에서 18.216점을 받으며 순항했다. 볼(18.266점)과 곤봉(18.300점)까지 깔끔하게 연기를 마친 손연재는 전체 4위로 마지막 리본 종목에 나섰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원곡에 미셀 카밀로의 재즈 기타 선율이 가미된 '리베르탱고(Libertango)'에 맞춰 강렬하게 연기를 시작한 손연재는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경기를 펼쳤다. 강렬한 탱고 음악에 맞춰 정열적으로 연기한 손연재는 회전과 피봇의 흔들림 없이 마지막 종목을 마무리했다. 리본 점수는 18.116점, 총 72.898점을 기록하며 4위에 랭크됐다.

손연재는 "예선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오늘은 완벽하게 해서 스스로 만족한다. 대한민국 모든 분들이 원한 메달을 아쉽게 따지 못했다. 나는 정말 만족한다. 런던에서 5위했는데 리우에서 4위에 올랐다. 쉬지않고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손연재는 성적 보다는 성장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그는 "사실 어제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인생 경기 중 제일 긴장 많이 했다. 결과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욕심도 있었다. 어제 밤부터 마음 속 깊이 결과 연연하지 않고 연습한 것 보여주자 했는데 해냈다. 결과를 떠나 내 자신을 이겨서 기쁘다"고 웃었다.

돌이켜 보면 힘든 4년이었다. 그는 "아시안게임을 끝나고 운동 그만두려 했다. 슬럼프였다. 올림픽 가고 싶단 생각 없었다. 그 때 날 놓지 않았던 부모님, 많은 분들 그 땐 미웠지만 지금은 감사하다. 난 혼자가 아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이번 경기 할 때부터 진심으로 응원해주셨다. 정말 힘이 나서 했다"고 했다. 다시 물었다. '올림픽 온 것 잘 한 것 같냐'고. 그러자 웃으며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요."

6년간 함께 했던 옐레나 리표르도바 전담코치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손연재는 "경기 끝나고 고맙다고 했다. 6년간 정말 밉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다. 그런데 너무 감사하다. 코치님이 없으면 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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