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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76 단신 이긴 최강 코어X인성甲" 스승들도 놀란 지유찬,깜짝金 뒷얘기[항저우S토리]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3-09-26 07:47 | 최종수정 2023-09-26 07:49


"1m76 단신 이긴 최강 코어X인성甲" 스승들도 놀란 지유찬,깜짝金 뒷…
사진제공=이재원 경북체고 코치, 연합뉴스

"1m76 단신 이긴 최강 코어X인성甲" 스승들도 놀란 지유찬,깜짝金 뒷…
이재원 경북체고 코치, 광주체고 지도자 시절 지유찬 등 애제자들과 함께.

"1m76 단신 이긴 최강 코어X인성甲" 스승들도 놀란 지유찬,깜짝金 뒷…
지유찬, 50m 자유형 결승 금메달 환호<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눈물 나네요.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25일 밤, 지유찬(21·대구광역시청)이 항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50m결선에서 21초72의 대회 신기록, 한국신기록과 함께 1위로 터치패드를 찍은 직후, 광주체고 시절 스승 이재원 경북체고 코치가 뜨거운 감격을 전했다. 자유형 100m 금메달리스트 중국 판잔러를 3위로 밀어내고,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 이후 무려 21년 만에 나온 금메달, 후쿠오카세계선수권 때 자신의 최고기록 22초17을 0.5초 이상 당긴 '미친' 기록이었다. 이 코치는 지유찬이 어떤 선수냐는 질문에 "정말 성실하고 훈련과정에서 게으름이 전혀 없는 선수다. 항상 긍정적이다. 선수로서 단점이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1m76 단신 이긴 최강 코어X인성甲" 스승들도 놀란 지유찬,깜짝金 뒷…
염동현 대구광역시청 감독과 항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50m 금메달리스트 지유찬.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일어나서 막 뛰었습니다." 지유찬의 첫 실업팀, 대구광역시청 수영팀 염동현 감독도 금메달 터치 순간의 격한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지유찬이 어떤 선수냐는 같은 질문에 돌아온 답은 이구동성이었다. "착하고 성실하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운동선수로서 가져야 할 모든 걸 갖춘 선수"라고 했다.


"1m76 단신 이긴 최강 코어X인성甲" 스승들도 놀란 지유찬,깜짝金 뒷…
환호하는 지유찬<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m76 단신 이긴 최강 코어X인성甲" 스승들도 놀란 지유찬,깜짝金 뒷…
지유찬 '이 맛이 금맛!'<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승들이 말하는 지유찬은 가능성 충만한, '미완의 대기'였다. 초, 중학교 때까지 자유형 400m중장거리 선수였던 지유찬은 광주체고 1학년 때 50m 단거리로 주종목을 바꿨다. 이 코치는 "다른 단거리 선수들에 비해 체격이 작지만(1m76-70㎏) 소위 말하는 '파워존', 코어라인이 엄청 좋다. 이 부분은 세계적인 레벨이다. 여기서 단거리에 필요한 폭발력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지유찬은 광주체고 졸업 직후 대학 진학 대신 수영 올인을 위해 대학 대신 대구광역시청으로 직행했다. 400m 선수에서 50m 단거리 선수 전향 후 고2 전국체전에서 자유형 50m 1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50m에서 꾸준히 '동급 최강'의 기량을 보여줬고, 25년차 눈 밝은 염동현 대구시청 감독이 지유찬의 잠재력을 믿고 스카우트했다. 대구시청 입단 1년 만인 2022년 국가대표 선발전 자유형 50m에서 지유찬은 황선우를 꺾고 남자 자유형 50m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좋은 선수 뒤엔 어김없이 좋은 지도자가 있다. 지도자 복도 뒤따랐다. 이재원 코치는 "단거리 전향후 선수가 훈련을 성실히 해내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실업팀에서 염동현 대구광역시청 감독님을 만나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피지컬이 올라왔고, 대표팀에선 김효열 코치와 케미가 아주 잘 맞았다. 그러면서 기량이 더 많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1m76 단신 이긴 최강 코어X인성甲" 스승들도 놀란 지유찬,깜짝金 뒷…
금메달 향해 힘차게 출발하는 지유찬<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m76 단신 이긴 최강 코어X인성甲" 스승들도 놀란 지유찬,깜짝金 뒷…
금빛 환호<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염동현 대구시청 감독은 "유찬이를 고1 때부터 유심히 봤다. 이 종목 한신 보유자였던 양재훈 선수를 경남체고 졸업 후 대구광역시로 데려왔는데 2년 후 강원도청으로 갔다. 단거리 대체 선수를 살피다 지유찬 선수를 데려왔다"고 스카우트 배경을 밝혔다. "유찬이는 단거리 선수 치고는 단신이다. 양재훈은 1m90이 넘는데 이 선수는 데려올 때 1m73이었다. 그런데 초반 스타트와 브레이크아웃 15m 능력이 양재훈 만큼 좋았다. 다이브 후 탄력성을 타고났다. 레이스가 다소 느렸지만 400m선수 출신이니 당연했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50m에 최적화된 선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지유찬의 금메달을 처음부터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단거리에서 이 정도의 기록 단축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21초9는 나오지 했었는데 예선 기록이 정말 잘 나왔더라. 유찬이는 지난 3년간 오전보다 오후 기록이 늘 좋았다. 사실 우리나라 훈련 시스템에선 어릴 때부터 학교 다녀와서 오후 4시부터 훈련하는 게 몸에 배다 보니 대다수 선수들이 그렇다. 예선 기록을 보곤 21초7 정도를 예상했고, 예선 후에야 이젠 1등이다라고 생각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제 분석으로 이번 대회 21초9, 동메달까진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제 분석보다도 결과가 더 잘나왔다. 본인의 노력 덕분"이라고 칭찬했다. "원래는 35m 지점에서 호흡을 한번 했는데 호흡을 하면 스트로크 연결이 끊어진다. 고2때부터 무호흡으로 바꿨다. 50m내내 호흡을 한번도 안하면서 1년만에 0.8초나 기록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유찬이는 탄력성이 뛰어나고, 전완근, 물잡는 힘이 아주 강하다. 향후 무호흡 능력을 좀더 키운다면 21초5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지유찬이 최고의 금빛 스타트를 끊었고, 대구시청 출신 에이스 양재훈과 현 소속인 이호준이 남자계영 800m에서 1-2번 영자로 맹활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며 이날 금빛 피날레를 장식했다. 염 감독은 "오늘은 대구시청의 날"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염 감독은 "유찬이가 여기까지 오기까지 힘든 순간이 많았다. 아깝게 한국신기록을 여러 번 놓치며 아픔도 겪었다. 선수 스스로 실망할 만도 한데 그럴 때마다 '다음엔 깨겠죠. 제가 부족한 것같아요'라고 하더라. 착하고 성실하고, 매사 긍정적인 선수다. 제가 봤을 때 운동선수로서 가져야할 모든 걸 다 갖췄다"고 했다. "자기관리도 철저하다. 주말에 푹 쉬라고, 훈련만큼 휴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아무리 말려도 '예, 알겠습니다' 해놓고 수영장에 가는 선수다. 그럴 거란 걸 나 역시 알면서도 , 휴식의 중요성을 일부러 강조해야 할 만큼 열심이고, 수영을 정말 좋아하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이날 밤 염 감독의 휴대폰은 불이 났다. "대구 스포츠단 21개 팀 감독들이 함께 있는 단톡방에서 축하한다고 난리가 났다. 지금도 지인들의 축하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오늘 카톡 1년치를 다한 것같다"며 미소 지었다.


염 감독은 지유찬에게 마지막까지 최선, 최고의 레이스를 당부했다. "수영은 전광판에 순위가 뜰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 아직 계영 400m 경기가 남았다. 중국, 일본과 또 붙어봐야 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기특한 제자 지유찬이 대구로 금의환향하면 "말없이 안아주고 싶다.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재원 경북체고 코치는 "유찬이의 수영은 이제 진짜 시작이다. 앞으로 더 두각을 나타낼 선수"라고 확신했다. "정말 축하한다. 나라를 대표해 국위를 선양했다. 너무 잘해줬다. 무게를 견디기까지 힘들었을 텐데 너무 잘해줬다. 옛 스승으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내가 아는 유찬이는 절대 여기서 안주할 선수가 아니다. 더 나아가서 아시아신기록도 경신해주길, 100m 등 다른 종목에서도 더 큰 향상이 있길 바란다"는 소망도 잊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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