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왼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에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한 알파인스키 '여제' 린지 본(42·미국)이 성공적인 활강 훈련을 모두 마쳤다.
본은 6일(이하 한국시각)에 이어 7일 이탈리아 코르티나의 토파네 알파인 스키센터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여자 활강 연습에 참가했다. 그는 1분38초28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전날 1분40초33의 기록보다 빨랐다.
눈이 내리는 등 악천후 속에 전날 47명에 비해 절반 정도인 21명만 활강을 했다. 본은 기록과 순위가 모두 나아졌다. 11위에서 3위의 기록으로 예열을 마쳤다. 연습인 만큼 기록이나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그는 지난달 30일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 출전했다가 경기 중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본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됐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시 흔히 발생하는 골타박상과 반월상연골 손상도 있다. 반월상연골 손상은 원래 있던 것인지, 충돌로 인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AFP 연합뉴스
린지 본 SNS
심각한 부상에도 올림픽 포기는 없다. '백전노장' 본은 부상에도 이골이 났다. 그는 올림픽에서 총 3개의 메달을 따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활강 금메달,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 2018년 평창 대회에선 활강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소치 대회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본은 2019년 부상으로 은퇴했다가 2024~2025시즌에 현역으로 복귀해 이번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2024년에는 오른 무릎에 인공 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올림픽 시즌인 이번 시즌 FIS 월드컵에서 우승 2회, 준우승 2회, 3위 3회 등의 성적을 내며 올림픽 메달에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해 11월에는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본은 무릎에 티타늄 보호대를 착용하고 활강 연습을 소화했다. 노르웨이 출신의 전 올림픽 활강 챔피언이자 현재 본의 개인 코치인 악셀 룬드 스빈달은 "오늘 연습해야 내일 경기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확률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본도 그렇게 생각했고, 의무진도 반대하지 않았다"며 "기록이 크게 빨라지지는 않았으나 스키를 타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꽤 좋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본은 매우 차분했다. 무릎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스키 얘기만 했다. 그게 좋은 징조다. 우승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컨디션이 좋다. 본이 많은 우승을 거머쥔 건 그의 정신력 덕분이며, 경험도 쌓였다. 내일 필요한 건 바로 경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지 본 SNS
AFP 연합뉴스
본은 연습을 마친 후 "괜찮았다"는 정도의 짧은 소감만 남겼다. 그는 전날 연습을 앞두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다. 내가 여기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내가 해냈다'며 '나는 여기 있고, 웃고 있으며, 무슨 일이 있든 내가 얼마나 행운아인지 알고 있다. 이 기회를 절대 헛되게 보내지 않을 것. 이제 가서 해보는 거야!'라고 의지를 다졌다.
본은 결전을 하루 앞둔 이날 자신의 SNS에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다.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나는 이미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내일 출발선에 서서 내가 강하다는 것을, 나 자신을 믿는다는 것을 알 거다. 나이, 전방십자인대 파열, 티타늄 무릎 보형물 등 불리한 조건들이 많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나를 믿는다. 그리고 보통 가장 불리한 상황일수록 내 안의 최고의 모습을 끌어내곤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본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손녀이자 유명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의 전 연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도 활약했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활강 경기는 8일 열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