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사제' 다시 뭉쳤다, 흥국생명 윤혜숙 영입 뒷이야기

기사입력 2013-07-22 17:49


6년 만이다. '사제'가 다시 뭉쳤다.

류화석 흥국생명 감독(61)과 윤혜숙(30) 얘기다. 먼저 스승이 4년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차해원 감독에 이어 올시즌 흥국생명을 지휘하게 됐다. 1979년 송산중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계에 발을 내디딘 류 감독은 30년간 프로와 대표팀 사령탑으로 활약했다. 2009년 마지막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잠시 코트를 떠났다. 감각은 잃지 않았다. 감독직에서 물러났지만, 협회 국가대표 관리위원장과 흥국생명 총감독을 맡으면서 배구와의 연을 계속 이어갔다.

류 감독은 비시즌 빠르게 팀을 안정시켜야 했다.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김사니가 아제르바이잔 로코모티브 바쿠로 둥지를 옮겨 세터 공백이 생겼다. 여기에 선수들은 어렸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대부분 1990년대 초반생으로 이뤄져 있었다. 젊은 선수들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 류 감독의 임무였다. 더불어 류 감독은 베테랑의 필요성을 느꼈다. 코트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젊은 피들을 하나로 묶어줄 고참급 선수가 필요했다.

류 감독은 수소문 끝에 '제자' 윤혜숙이 FA(자유계약)로 풀릴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예상대로 윤혜숙은 1일 자유신분선수로 공시됐다. 의아했다. 윤혜숙은 지난시즌 IBK기업은행의 통합우승을 이끈 주전 멤버였다. 기업은행이 '전력의 핵'를 내보낼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선수의 승부 근성이었다.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때로는 약이 되기도 하지만,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코트에서 팀 분위기를 해치는 경우가 잦았다.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에 윤혜숙은 마음을 닫았다. 배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이 때 '스승' 류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둘은 2003년 인연을 맺었다. 류 감독이 현대건설 사령탑이던 시절 남성여고의 윤혜숙을 뽑았다. 류 감독은 윤혜숙을 국가대표 출신으로 키워냈다. 윤혜숙은 스승의 전화가 고마웠다. 그러나 현역 은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했다. 류 감독과 구단의 계속된 접촉 시도에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하지만 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는 없었다. 류 감독은 수차례 러브콜을 보낸 끝에 윤혜숙을 품을 수 있었다. 흥국생명은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약서에 '팀 융합을 깨지 말 것'이라는 조항을 삽입했다. 윤혜숙도 받아들였다. 류 감독은 "혜숙에게 '시작과 끝을 함께 하고싶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군기반장 윤혜숙을 원한 것이다. 코트에서 순한 여자는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윤혜숙은 2013년 안산·우리카드 컵대회에 나서지 않고, 2013~2014시즌 V-리그부터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뛸 예정이다.

한편, 2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컵대회 3일째 여자부 경기에선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대0(25-23, 25-17, 26-24)으로 완파했다. 현대건설은 준결승에 가장 먼저 안착했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3년 안산·우리카드컵 조별리그 전적(22일)

현대건설(2승) 3-0 흥국생명(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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