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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에서 뛰는 배구 선수들에게 가족의 응원은 투혼을 펼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곤 한다. 특히 한국이 해외인 외국인 선수들 중 고향과 가족에 대한 향수에 힘들어 하는 선수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올 시즌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세네갈 출신 외인 듀크(32)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제라드와 듀크의 첫 만남은 2010년 이뤄졌다. 당시 듀크는 프랑스리그 방되브르르(VANDOEUVRE) 낭시 소속이었고 제라드는 팀 닥터였다. 사랑이 싹 튼 건 듀크의 부상을 치료하면서부터다. 제라드는 "아내가 왼손가락 부상을 했었는데 치료하면서 서로에 대해 호감이 생겨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둘은 3년 연애 끝에 제라드가 듀크에게 프로포즈하면서 2013년 5월 11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둘의 사랑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현재 50대 초반인 제라드와 30대 초반인 듀크의 나이차는 20년 정도 차이가 난다.
남편의 깜짝 이벤트를 받은 듀크는 이날 3세트부터 펄펄 날았다. 1, 2세트에는 다소 국내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고 자체 범실도 많았다. 그러나 경기 감각을 빠르게 끌어올린 듀크는 흑인 특유의 용수철 같은 탄력으로 타점 높은 공격을 펼쳤다. 지난 시즌 태국리그 최우수선수(MVP)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18득점을 올리며 팀의 세트스코어 3대2 대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자국에서 '세네갈의 김연경'으로 불리는 듀크는 V리그 여자부를 뒤흔들었던 콜롬비아 출신 몬타뇨(전 KGC인삼공사)를 연상시켰다. GS칼텍스는 2013~2014시즌 V리그 우승을 이끈 베티 이후 3년 만에 외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대감을 높였다.
천안=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