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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현 감독이 GS칼텍스 '명가재건'의 초석을 다졌다.
그러나 암흑기도 있었다. 2014~2015시즌 5위에 머물렀고 2015~2016시즌엔 4위였다. 그리고 지난 시즌 도중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이선구 감독이 사임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GS칼텍스는 차 감독을 후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재빠르게 전열을 정비했다. 차 감독은 시간 부족으로 지난 시즌 5위에 그쳤지만, 프리 시즌 동안 제대로 칼을 갈았다.
차 감독의 구상이 착착 진행되던 중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주전 레프트 이소영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새로 온 선수가 많은 데다 기존 주포까지 잃은 상황. 하지만 차 감독은 냉정하게 대응했다. 신속히 플랜B를 그렸다. 강소휘를 새로운 에이스로 지명, 전술 밑그림을 다시 그렸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듀크의 연착륙에도 공 들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착실히 담금질을 하던 GS칼텍스. 하지만 세간의 평가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그렇게 2017년 천안·넵스컵이 개막됐다. GS칼텍스를 주목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이 강해져있었다. 위기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파이팅을 잃지 않았다.
GS칼텍스는 14일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서 도로공사를 3대2로 제압하고 18일 기업은행도 3대2로 꺾었다. 21일엔 KGC인삼공사까지 3대2로 격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서브 리시브 약점을 노출했고, 조직력도 100%는 아니었다. 에이스로 점 찍었던 강소휘는 몇 차례 경기 중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차 감독은 팀의 중심을 잡았다. 쓴소리로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적절한 교체로 분위기를 반전하기도 했다.
결승 문턱까지 밟았다. 상대는 막강 서브를 구사하는 도로공사. 차 감독은 경기 전 "전체적인 선수단 무게감에서 우리가 떨어진다. 이소영 부상으로 원래 구상도 완전히 바뀌었다"면서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흐름만 잘 잡으면 승산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였다. GS칼텍스는 모든 선수가 한 발 더 뛰는 움직임으로 코트를 부지런히 누볐다. 그 결과는 우승.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2017~2018시즌 V리그는 10월 14일 막을 올린다. GS칼텍스가 명가재건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천안=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